가오
엄마와 내가 만날 때면
주로 스타벅스에서 봤다.
엄마 혼자 영화를 보러갈 때도
스타벅스 커피를 들고
홀홀단신 입장하곤 했다.
엄마, 스타벅스 커피가 맛있어?
아니, 그냥 분위기 있잖아
엄마는 그냥 분위기가 좋다고했다.
그렇다. 엄마는 혼자 소소하게
가오부리는 걸 좋아했다.
지팡이는 모양 떨어진다고
끝까지 거부하다가 몇 번 넘어지고
그제서야 반강제로
지팡이를 쓰셨다.
아들 집에서 부축을 받고
휠체어를 타시면서
이제 누군가의 도움없이는
살기 힘들다는 사실을 인지하시고
분명 그 때도 생각하셨겠지.
모양 떨어진다고.
내가 보낸 스타벅스 기프티콘을
제일 좋아하셨던 엄마는
결국 저 하늘 위에서 모양있게
커피 한 잔 하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