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메시지
엄마는 말이 많았다.
특히 나이가 먹어갈수록
나한테 더 많은 말을 쏟아냈다.
문자를 보낼 때도 mms로
꽉꽉 채우고 눌러 담았다.
흘러넘치기 일보직전까지
본인의 할 말을 적어 보냈다.
시시콜콜 친구 만난 이야기
영화 감상평, 물건 싸게 사는 법
재미있는 유투버가 누군지
여자친구랑 뭐하고 노는지 등등
엄마와의 대화라면 생각할만한
흔한 잔소리는 내가 성인이 된 뒤
일절 하지 않으셨다.
그러던 중 암에 걸리시고
점차 글자를 잃어가셨다.
문장은 짧아지고
내용은 줄어들었다.
손가락 힘도 없어지면서
나와 대화를 하고 싶을 때는
마침표 한 개를
적어 보내셨다.
그러면 나는 전화를 걸었다.
입이 생각을 따라가지 못해서
웅얼거리는 엄마와 나는
우리만의 대화로 어떻게든
대화를 하곤 했다.
지금도 종종 그때 엄마가 보낸
마침표를 보곤 한다.
수많은 마침표 속에
엄마는 나와의 대화를
결국 끝내지 못했다.
엄마의 생에
나는 마침표 같은 아들이었을까?
덕분에 물음표만 가득한 하루를
허송세월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