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얼굴들이 갇혀 있지
아늑한 그늘을 덮고 제법 슬픈
유리창 같은 사연을 깨트려 줄까
데굴데굴 얼굴들이 굴러와 말을 건다
오늘은 몇 알씩 나눠줄까
표정도 모르는 주제라고
나는 자꾸 나쁜 말이 하고 싶어 져서
부지런한 저녁손에게 명령한다
"모두 탈출시켜"
속마음은 다 일그러지고
매콤하게 갈렸네 갈아졌네
주근깨 같은 기침 컥컥
내 슬픔의 까만 점들을 찍어
죽었던 맛을 겨우 살린다
질질 끌어서 좋았던 믿음
절대 헛되지 않았던 사랑으로 또 묻고 싶어
살아 주겠니
망친 삶의 유리병
꾹꾹 눌러 놓은 검은 동그라미
짙은 눈동자에
오늘이 회복되길 기도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