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김영민 저
나는 다소 비뚤어진 인간이다. 장점보단 단점을, 호평보단 혹평을, 긍정보단 부정을 먼저 찾아내는 시선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무사히 사회에 속한 채 살아 있다. 모든 비뚤어진 시선 끝에 ‘그럴 수 있지’로 매듭짓는 수수방관의 태도에 은폐한 채 살아 있다.
‘추석이란 무엇인가’는 위트 가득한 명칼럼으로 글을 업으로 삼는 사람 사이에선 유명하다. 고학력자 교수가 구사하는 살짝 비튼 풍자는 덤덤한 표정으로 우아한 잽을 연발하는 듯하다.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는 그의 문장에 매료되어 본 책이다.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는 김영민식 글쓰기의 정수를 담은 책이다. 반문과 냉소적인 유머, 자유로운 사유로 읽는 내내 흥미롭다. 고차원적인 그의 풍자를 보고 있자면 한 문장이라도 따라 하고 싶어진다. 초판은 2018년에, 개정판은 2023년에 출판됐다. 나는 개정판을 읽었다. 개정판에는 ‘나는 왜 아직 살아 있는가’라는 그의 새로운 글이 담겼다. 이와 더불어 빅데이터 전문가 송길영과의 인터뷰, 문화일보 나윤석 기자와의 대담이 추가됐다. 타인의 질문을 통해 읽는 그의 생각이 꽤나 재밌다.
‘~는 무엇인가’를 되뇌이며 모든 현상을 분석하려는 관점이 좋다. ‘~하는 것이 좋다’, ‘하는 것이 낫다’ 등 확실한 사실이 아닌 이상 단언하지 않는 그의 문장이 좋다. 죽음을 모닝 루틴으로 여기자는 그의 덤덤한 위로가 좋다. 덕분에 나는 오늘도 비뚤어진 인간으로 살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