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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그라미 Oct 08. 2022

입춘(立春)에 먹는 다섯 가지 햇나물

한 해의 첫 절기에 먹는 오신채(五辛菜)

봄이 들어서는 날, 입춘이다. 24절기 중 첫 번째 맞이하는 입춘은 절기상 봄이 온다는 것이지만 ‘입춘 추위에 김칫독 얼어 터진다’는 말이 있다. 아니나 다를까, 잠잠하던 추위가 슬금슬금 기지개를 켠다.

봄을 축하한다는 입춘첩(立春帖)은 입춘날 아침에 대문이나 기둥에 붙였다. ‘입춘대길(立春大吉)’, ‘건양다경(建陽多慶)’, 입춘을 맞아 큰 복 받고, 경사스러운 일이 많이 생기라는 축원이다.


입춘에는 자신이 맡은 일을 아홉 번씩 한다는 ‘아홉 차리’라는 풍속이 있었다. 주부들은 빨래, 학생들은 글을, 각기 아홉 번씩 반복했다. 자기 일을 아홉 번씩 부지런하게 하면 복을 받는다는 것이다.


입춘날, 입춘 절식이라 하여 궁중에서는 오신반(五辛盤)을 수라상에 올렸다. 겨우내 추위 속에서 돋아난 움파, 산갓, 승검초, 미나리싹, 무싹, 파마늘, 달래 등 맛이 강한 햇나물 다섯 가지를 캐내어 겨자와 함께 무치는 생채 햇나물을 ‘오신반’이라고 불렀다.

민가에서는 파·겨자·당귀의 어린싹으로 세생채(細生菜)를 만들어 먹었다. 한 해의 첫 절기에 오신채(五辛菜)를 먹음으로써 삶의 쓴맛을 미리 깨우치고 참을성을 키운다는 교훈이 들어 있다. 또한, 봄나물을 먹음으로써 겨울 동안 부족했던 비타민을 보충하기 위한 지혜였다. ‘입춘에 보리밥을 먹어야 보리농사가 잘 된다’고 하여 보리밥을 먹었다.


시장에 들러 풋마늘, 정구지, 미나리, 돌나물 등의 푸성귀를 장만했다. 봄나물과 잡곡밥을 차려 입춘 절식을 차렸다. 입춘 추위야 오든 말든 밥상에는 봄이 가득, 입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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