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등뼈 부위가 ‘감자(뼈)’
날씨가 을씨년스럽다.
정육점 한편에 돼지 등뼈가 눈길을 끈다. 다른 뼈에 비해 대체로 저렴한 등뼈를 구입해 찬물에 담가 핏물을 우려낸다. 몇 시간 우려낸 뼈를 펄펄 끓는 물에 한 번 데쳐 낸 후 월계수 잎 몇 장 넣고 뼈가 쑥쑥 빠질 정도까지 끓였다.
팁 : 압력솥에 삶으면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단, 압력솥 김빠진 후 두어 번 정도는 더 삶아주어야 한다. 국물이 식으면 기름이 하얗게 응고되는데, 응고된 기름을 거둬낸다. 양이 많을 때는 뼈와 국물을 덜어내어 냉동실에 넣어두면 다음에 조리하기가 쉽다.
감자탕 부재료는 무청 시래기, 청방배추 우거지, 신김치 등 식성에 맞게, 계절에 따라,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 감자, 버섯, 콩나물과 기타 양념을 넣어서 한소끔 더 끓이면 감자탕이 완성된다. 들깻가루를 넣어도 된다. 중요한 것은 등뼈 국물에 감자를 넣는다는 것이다.
‘감자탕’의 어원이 분분하다.
감자탕은 삼국시대에 농사에 이용되는 소 대신 돼지의 뼈를 우려낸 국물로 음식을 만들어 뼈가 약한 노약자나 환자들에게 먹게 한 데서 유래되었다고 전한다. 전라도 지역에서 유래되어 전국 각지로 전파되었다.
간혹 정육점에서 돼지 등뼈 부위를 ‘감자(뼈)’라 표기하는데, 이는 ‘감자탕 전용 등뼈’임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이러저러한 이야기가 합쳐져 지금의 ‘감자탕’이 되었을 것이다. 감자탕의 주재료는 감자가 아니라 돼지 등뼈며, 부재료로 감자를 넣어야 한다. 돼지 등뼈의 단백질과 칼슘, 채소의 비타민과 감자의 탄수화물까지 들어간 것이 바로 감자탕이다.
한여름에는 상할까 부담스러운 음식이지만, 지금처럼 을씨년스러운 날씨에는 뜨끈한 감자탕 한 그릇이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