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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오기 Oct 28. 2024

결혼한 큰 딸의 생일

저랬떤 놈이 어느새 커서 엄마가 되었구나~

결혼해서 분가한 큰 딸 생일이다.

매년 생일날 자정이 되면 온 가족이 부여 안고 '생일 축하해'를 연발하며 빙빙 돌며 축하하던 생각이 난다.

딸애도 우리와 함께하던 생일 전야가 생각나는지, 우리 집 만의 생일파티를 기억하며 '우리 가족이 있어 감사하다'는 편지를 단체톡에 보내왔다.


'그랬다. 우리는...'

그런데 이제 한 아이의 엄마가 되고, 한 남자의 아내가 되었다.

이제 내가 미역국을 끓이지 않고 사위가 미역국을 끓인다.

어제저녁 밖에서 생일파티 겸 외식을 하고, 딸네 집에 가서 케이크를 자르고 왔다.

돌아오기 몇 분 전부터 사위가 주방에서 조용히 움직이더니 미역국을 끓이고 있었다.

참 자상한 사위다.


부디 결혼하고 아이까지 낳아 새 가족을 꾸린 큰 애가 행복하기를.

아이와 남편과 함께 오래오래 행복하기를 진심으로 바래본다.


딸애와 나눈 이제까지의 사랑만으로도.

조금 떨어져서 나누는 사랑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하며 살아야겠다.

이제 우리 딸은 우리 딸이기에 앞서

손주의 엄마이고 사위의 남편임을 잊지 말아야겠다.

우린 멀리서 딸아이의 행복을 무한 응원하며 부를 때 달려가 줘야지.


내 딸 예인아. 생일 축하해.

아프지 말고 늘 행복하렴~

그리고 힘들면 힘들다고 말하는 거 잊지 말고...


저녁에 만났는데 또 음성메시지로 생일 축하메시지를 보냈다.

축하는 과해도 나쁘지 않다.


(12시 넘어 축하한다고 다시 영상통화를 하는데 괜스레 또 눈물이 난다.

자다 깬 손주를 안고 있는 딸애를 보니, 불현듯 큰 애 아기적 모습이 떠오른다.

'저랬던 놈이 어느새 커서 엄마가 되었구나...'싶은 게 알 수 없는 눈물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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