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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오기 Oct 06. 2023

인천대공원 예찬

구석구석 구경할 거리도 많고 입장료도 받지 않는 인천대공원이 좋다.

산책하는 동안은 모두 행복해 보인다.

잠시 근심걱정 내려놓고 오로지 걷기에 매진하는 이들을 보며 '행복'이란 단어를 떠올린다.


느릿느릿 걷는 이

빠르게 걷는 이

간혹 뛰는 이

맨발로 걷는 이

자전거 타는 이

대화하며 웃음꽃이 피는 이

강아지와 함께 걷는 이

산책은 모습도 표정도 다양하다.


매번 같은 길을 걸어도

매번 새롭다.

매번 같은 말을 나눠도

매번 처음 같다.


그이와 함께 걷는 인천대공원은 주로 좋았다.





추석연휴 끝무렵,

예전에 자주 거닐던 인천대공원을 찾았습니다.

코스모스가 만개하고 억새가 멋지게 피었더라고요.

군데군데 단풍이 들기 시작했고

사람 반 강아지 반으로 공원이 분주했습니다.


언제 가도 고향처럼 나를 반겨주는 것 같이 푸근하고 드넓은 인천대공원

되돌아보니 20년 이상 그곳의 사계를 함께했네요.


이번엔 명절연휴 그이 체험운영 돕느라

고향을 못 가서 그랬는지

그곳에 당도하자마자 마치 고향같이 푸근했습니다.


엄마의 따듯한 품과는 다르지만

언제나 묵묵히 그 자리에서 이용객을 반겨주고

품어주는 것 같은 기분 좋은 착각이 들었습니다.


드넓은 공원 곳곳에 아이들이 놀던 추억이 배어 있고

우리 사진의 배경인 그곳

봄이면 벚꽃터널로

여름이면 초록 그늘과 물놀이장으로

형형색색 장미원으로

가을이면 단풍터널로

메밀, 코스모스, 해바라기, 억새가 어우러지는 곳

겨울이면 하얀 눈썰매장과 호수의 오리들이 반겨주는 곳

그곳은 계절마다 다양한 모습으로 변한답니다.

또 계절과 상관없이 매일 저녁무렵 연출되는 노을풍경은 그 무엇보다 장관입니다.


인천. 시흥 부천사람 옹기종기 모여드는 곳

입장료도 없이 언제나 부담 없는 곳

공원이 너무 커서 집집마다 즐겨가는 장소가 달라

이야깃거리기 다양한 곳


가끔은 걷다가 우연히 이웃과 조우하게 되는 곳


그곳은 아무리 자주 걸어도

걸을 때마다 즐거운 공원입니다


나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인천대공원 예찬론자입니다.

아이가 어른이 되어도 그곳을 거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나와 같이 나이 들어가는 공원을 계속 거닐고 싶습니다.


인천시민도 아닌데

이렇게 지독하게 짝사랑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시흥시가 바로 이웃)

그만큼 매력적인 장소기 때문이겠지요.

아니면 오랜 기간 그곳을 거닐어 익숙한 곳이어서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저는 인천대공원이 좋습니다.





(230723)

휴일 내내 비가 내려서 딱히 한 일이 없다.

토요일 오후엔 비가 좀 그치는 것 같아 잠시 인천대공원을 걷다가

오는 길에 비를 만나 오래간만에 우산 쓰고 비를 맞았다.

주로 나무숲 사이로 걸어 많은 비를 맞진 않았다.


나는 부리나케 빠르게 걷고

그이는 뒤에서 나를 따라오며

'혼자 살겠다고 그렇게 빠르게 가냐'  우스갯소리를 했다.

나는 '어차피 자동차 키도 자기한테 있는데 모.

그냥 비가 오니 빨리 가는 거지.'라고 핑계를 댔다.


사실 오래간만에 우산을 쓰고 비를 맞는 게 싫지 않았다.

출퇴근 시 어쩌다 비를 만나면 대중교통 타기 전 잠시 맞는 거 외에

놀러 갔다가 빗길을 걷는 건 오랜만이었다.


이상하게 인천대공원에서는 가끔 비를 만난 것 같다.

내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인천대공원 홍보대사처럼 그곳을 좋다고 해서

서울 사는 친구들이 일부러 놀러 왔었다.

그때도 갑자기 비가 내려서 친구들과 메타쉐콰이어 길도 제대로 감상하지 못하고 종종걸음으로

공원을 빠져나온 기억이 있다.


또 언젠가는 하도 비가 많이 내려

어느 가족이 돗자리를 단체로 우산처럼 쓰고 걸어가는 모습이 신기해

카메라에 담았던 기억도 있다.


주로는 맑은 날이었을 텐데

워낙 자주 그곳을 오가다 보니  비 오는 날도 가끔 있었나 보다.


눈 오는 날 인천대공원도 거닐었고

벚꽃 핀 거리도 걸었던 것 같다.


그저 공원 갔다가 비 맞았다는 이야기 간단히 한 다는 게

인천대공원 짝사랑과 추억이야기로 도배를 해 버리다니.


암튼 나는 드넓고. 구석구석 구경할 거리도 많고 입장료도 받지 않는 인천대공원이 좋다.

특히 김구 공원 쪽 무장애길 입구의 메타쉐콰이어 숲길을 엄청 좋아한다.

가을엔 장미원 뒤쪽 식물원도 걸을만하다.

그리고 장수천 둘레길도 운치가 있다.

하나하나 떠올려보니 어느 곳 하나 덜 좋은 곳이 없다.


(지난여름 담아 둔 글)


매일 저녁 펼쳐지는 노을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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