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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야 May 02. 2024

나는 영어공부를 17년 전에 완전히 멈추었다.

영어공부의 허와 실

영어공부를 40대 초반, 17년 전에 완전히 멈추었다. 그 이유는 아무리 해도 진전도 없고 독해도 영어 회화도 영 늘지 않았다. 외국인을 만나 잠깐 회화를 했지만 그때뿐이었다. 직장 다니며 이른 아침 영어학원에 엄마의 배웅까지 받으며 공부했는데, 어느 순간, 삶에 그다지 도움을 주는 것도 아닌데, 그리고 영어를 구사하지 못한다고 해서 직장생활에 지장을 주는 것도 아닌데, 그렇다고 해외여행을 좋아하는 것도 아닌데, 문득 “왜 나는 끈질기게 영어에 매달리는 것일까? 다른 공부도 많은데... "라는 회의가 크게 들었다.      


내가 진작 놓지 못하고 매달린 이유는 뭘까? 영어를 잘해 남들에게 그럴듯한 사람으로, 유능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었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적어도 영어를 잘하는 사람은 꽤 능력 있는 사람으로 비쳤다.  


이러한 성찰에 난 과감히 영어 공부와는 담을 쌓았다.       


영어 공부의 에너지를 다른 공부로 돌렸다. 마음공부하는 것으로 돌렸고 직장생활에 도움을 주는 공부로 관심을 가졌다. 그 당시 영어공부를 포기한 것은 잘한 듯싶었다.      


그런데 17년이 지난 어느 날, 친구와 대화 중에 초등학교 교사로 퇴직한 아버지가 영어공부를 늘 하고 계신다고 한다. 80대 중반으로 가까이 지내던 친구들도 세상을 떠나고, 경로당 이용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  혼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는 아버지는 영어공부와 산책으로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누구를 위해서가 아닌 온전히 자기 자신을 위해서 그나마 자기가 늘 반복해오던  영어 공부였다.     


그분이 치매예방을 위해서 공부를 하는 것일까? 공부하다 보니 치매예방이 되는 것이지 치매예방을 위해서 공부한 것은 아닌 듯싶다.  그저 하루를 무의미하게 보내기 뭣해, 하고 나면 기분이 좋아서 반복해서 공부했을 것이다.

    

내가 영어공부에 싫증을 느끼고 포기한 원인은 즐기지 못했다. 달성할 수 없는 이상적인 목표로, 유창하게 잘하는 타인을 비교했던 것이고, 나 스스로 진정 즐기지 못했다. 유창한 언어능력은  타고나야 한다. 주변에 내가 10을 배워야 터득했던 것을 1만 배워도 터득하는 사람이 있다.


영어공부를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 17년 전과는 다르게, 하루에 한 쳅터씩 20분 정도만 영어회화 위주로 공부하려고 한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하는 것을 목표로  하루 20분은 공부했다는 성취감만 맛보면 된다.      

영어공부는 듣기, 읽기, 말하기 등 3종세트를 할 수 있어 좋은 것 같다. 일주일 전부터 시작했다. 나에게 딱 맞는 100일 목표로 하는 영어서적을 발견했다. 하루에 한 쳅터씩 하면 된다.     


부수적인 효과로 치매예방도 되고, 영어회화할 기회도 생길 수 있을 것이다. 아니면 말고, 그러나 그저 하루하루 배우는 20분의 시간에만 집중할 뿐이다. 그래야 난 지속할 수 있을 것이다.      


혹여 영어공부를 중단하려고 하는 분이 있다면 말리고 싶다. 많은 시간을 하루에 할애하지 말고 꾸준히 하루 20분, 혹은 10분만 해보라고 강력히 권하고 싶다.   


꼭 영어공부가 아니어도 스스로 흥미를 느끼는 것에 하루 10분 내지 20분 정도 중단 없이 매일 하는 것에 목표를 둔다면  삶에 윤활유 역할을  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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