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반야 Jul 15. 2024

 나를  위해  "기다려 주자"

기다림의 미학

반려견 짱이가 산책 후 집으로 돌아오지 않으려 아예 엉덩이를 바닥에 대고 꿈쩍하지 않는다. 평상시 건빵 간식을 줄 때는 잽싸게 문을 향해 돌진하지만 먹을 것을 주지 않으면 이 영리한 짱이는 들어올 생각을 아예 하지 않는다.


강제로 강하게 목줄을 힘껏 당겨야만 들어온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성격이 나빠지지는 않는지, 나의 훈련 방법이 옳은지 성찰이 되었다.


그래서 짱이가  앉아서 두 다리를 굳건히  땅에 짓고 꿈쩍하지 않을 때,  나도 가만히 두 눈은 짱이를 향해 미소 짓고,  움직일 때까지 기다려 주었다. 강제로가 아닌 스스로 지금 들어가야 할 때라는 것을 알 때까지  멈추어  주었다.


나의 생각이 맞았다. 한참 후에야 자신이 더 이상 고집부려봤자 소용없다는 걸 알았는지 건빵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아주 편하게  천천히 일어난다. 나에게 눈을 맞춘 후 문을 향해 걸어 들어왔다.  함빡 웃는 얼굴로 잘했다는 표정을 지어주었고 등을 쓰다듬어 주었다.


참 중요한 교훈을 반려견  짱이를 통해 배운다.  나의 매우 취약한 부분일 듯하다.


[기다려 주자] 즉,  상대가 말을 다할 때까지 기다려주자. 상대가 행동을 끝날 때까지 기다려 주자.  큰 문제 즉, 폭행이 아닐 경우를 제외하고는 중간에 끼어들어 통제하거나 조언하지 않는다.


[기다려 주자]는  나의 인생의 모토(삶의 지침)가 되었다. 내가 기다려 줄 때, 상대도 기다려 줄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나는 강아지가 무서워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