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은 없다.
아침에 일어나 반려견 똘이와 산책을 한다. 요사이 무릎이 아파 산은 오르지 못하고 아파트 주변을 옆 길가를 걷는다. 사람이 많이 지나가는 곳으로 간혹 쓰레기가 눈에 띈다. 먹다 남은 플라스틱 커피컵, 빨대, 검은 비닐종이, 강아지 배설물 등이 이른 아침 산책길에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산책을 하는 사람도 짜증이 나는데, 이것을 치워야 하는 분들도 힘들 듯싶었다.
어느 순간 쓰레기봉투가 놓여 있었다. 신기하게도 쓰레기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 낙엽만 보일 뿐 쓰레기는 보이지 않는다. 한결 가을의 정취를 느끼며 기분 좋음을 만끽한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전에는 쓰레기통이 있었다. 그래서 버리곤 했는데, 어느 순간 쓰레기통이 사라졌다. "쓰레기통이 있으면 사람들이 더 버린다고 그래서 없애 버렸다"라고 누군가에게 들은 적이 있다.
우리는 어떠한 사실이 일부 맞으면 진실인 것처럼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진실은 때론 맞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이제는 쓰레기봉투가 놓여 있어, 사람들은 그곳에 쓰레기를 넣고 지나간다.
오늘도 나뒹구는 쓰레기가 없는 낙엽거리를 산책하며 기분 좋은 하루를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