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너의 이름은' (2017)
일본의 깡시골 이토모리에 사는 미츠하, 그녀는 무녀가문의 장손녀로 태어났다.
할머니와 신사의 온갖 일을 도맡아 하는데 10대 여고생에게는 가혹한 현실.
미츠하의 소원은 매우 심플하다.
이번 생은 글렀으니 다음생에는 도쿄의 꽃미남으로 태어나게 해 주세요 제발!
아웃사이더의 사전적 정의가 사회의 틀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사상을 지니고 행동하는 사람이란다.
그런 측면에서 현재의 삶과 위치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그녀는 아웃사이더라고 할만하다.
학교-집-신사 만을 오가는 쳇바퀴 같은 삶을 살던 어느 날 자고 일어났는데... 에?
아침에 일어나 보니 햇살, 공기 그리고 분위기 모든 것이 뭔가 이상하다.
내가 내가 아닌 느낌이랄까.. 젠장 내 소원이 이뤄진 걸까.
도쿄의 어느 평범한 집의 타키라는 소년의 몸으로 깨어났다!
어느 날 갑자기 다른 사람의 몸과 바뀐다는 것은 전 세계 영화/애니계의 클리셰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봐주자, 미츠하는 정말 정말 정말 간절했다.
같은 학교지만 뭔가 더 재밌는 것만 같은 학교생활도 하고,
이토모리에는 절대 없는 디저트 집에도 가고,
신사와는 차원이 다른 버라어티함이 살아있는 도쿄 번화가 레스토랑에서 알바도 한다.
같은 일본이고 일본사람인데 이곳의 삶은 왜 이렇게 멋진 것일까.
그러다가 문득 든 생각 - 내가 정말 싫어했던 나의 현실의 내 몸에는 누가 들어간 걸까, 정답은 간단하다. 타키가 그곳에서 고통받고 있겠구나 싶어 괜스레 미안해진다. 나는 이 꿈이 깨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말이다.
일주일에 몇 번씩 몸이 바뀌는 그 둘은 서로의 몸에 글을 새겨 소통한다 - 10대 남녀사이의 풋풋함도 서서히 피어오르는 둘.
타키 말도 들어봐야 하겠지만, 미츠하는 매주 이렇게 자신의 소원풀이를 하고 사는 인싸 인생이 행복하다.
그러다가 오늘의 아웃사이더와 도쿄 소년 타키는 문득 궁금해진다 -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하는 근원적인 궁금함 (+어느 순간부터 몸이 바뀌는 일이 멈춰 미츠하가 조금 보고 싶은 마음도 생겨버렸기도 하고...)
도쿄 소년이 먼저 용기를 내어 그녀의 마을에 직접 찾아가 보기로 한다.
도착해 보니 이토모리는 3년 전 혜성이 덮쳐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대신 호수가 생겨버린 게 아닌가.
나와 몸이 바뀌었던 그 미츠하는 3년 전에 사는 사람이고 그 사고로 이미 죽은 걸까? - 옆나라 드라마 시그널 못지않은 타임슬립에 머리가 어지러운 소년 타키.
그는 딱 한 번만 더 몸이 바뀐다면 그녀의 마을에 일어날 재난에 대해 꼭 말해주고 싶다.
소년의 간절한 소원은 마지막 한 번의 타임슬립을 가능하게 했다 - 3년 전 혜성이 떨어지는 날 미츠하의 몸으로 눈을 떴다.
모두를 대피시켜야만 한다!
동네의 정장인 미츠하의 아버지를 설득시키고, 친구들에게 부탁해 사람들을 고등학교로 피신시키는 작전을 세운다. 동시에 타키의 몸으로 호수로 변해버린 지금의 이토모리를 본 미츠하도 서서히 이 사태가 파악이 된다.
바로 그때 황혼의 시간이라는 빛과 어둠의 중간, 삶도 죽음도 아닌 초월적인 공간에서 미츠하와 타키는 처음으로 만난다. 서로의 이름을 정식으로 소개하려는 찰나에 혜성은 이토모리를 다시 덮친다.
미츠하와 도쿄 소년 타키는 재해를 막기 위해서 꿈속에서 몸이 바뀌어 왔었다.
타키는 이 크나큰 세상에서 스쳐 지나가듯이 만났던 미츠하를 위해 자연재해라는 큰 위험에 저항했다. 스스로를 아웃사이더라고 생각하면서 살던 시골소녀 미츠하는 사실 아웃사이더가 아니었다, 이런 소중한 인연을 중요하게 생각해 주는 타키가 있었기에 말이다.
수년이 흐르고 다시 도쿄, 어른이 된 미츠하와 타키는 한 계단에서 서로 엇갈려지나간다.
그리고 서로 이렇게 외친다.
저기! 나, 당신을 어디선가! 나도, 너의 이름은!
미츠하를 구하러 갔던 타키의 타임슬립 여행은 성공적이었다.
<사진 출처 - 네이버 포토 & 네이버 블로그 '팝콘의 영화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