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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틀 창 Mar 26. 2024

빌런: 킬리안 음바페

넷플릭스 오리지널 '캡틴스 오브 더 월드' (2023)

#상황이 만든 빌런


첫 넷플릭스 오리지널 출신 빌런 '킬리안 음바페'.

그 음바페 맞다, 동명이인 아니다 - 1998년생 프랑스 축구선수로 현재 세계 최고로 꼽히는 걔 맞다.


넷플릭스가 기깔나게 만든 카타르 월드컵 다큐멘터리 '캡틴스 오브 더 월드'는 이름처럼 32개 참가국들의 주장들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다 각자만의 스토리가 있고 감동이 있지만 결국 스포츠는 누가 일등을 하냐가 제일 중요하다, 세상은 그 화려한 결말을 기다리고 있다.


5화까지는 각자 응원하는 팀을 찾는 재미로 잘 봤고, 이제 마지막 6화 끝장승부. 음바페가 빌런인 이유가 나온다.


결승은 아르헨티나와 프랑스 - 올라올 팀들이 올라온 느낌이다.

프랑스는 음바페를 비롯해 슈퍼스타들이 즐비하다, 그리고 월드컵 디펜딩 챔피언이다.

아르헨티나는 예전 마라도나 시절 그 팀이 아니다, 대회 내내 압도적인 느낌이 없다.


하지만 그들에겐 리오넬 메시가 있다.



축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 'GOAT' 메시는 월드컵 우승 빼고 모든 걸 다 해본 사람이다.

35살의 나이로 마지막 퍼즐을 수집하기 위해 비장한 각오로 카타르에 왔다. 아르헨티나 동료들의 메시의 대관식을 돕기 위해 죽을힘을 다한다. 모든 미디어 들은 '라스트 댄스'라는 카피로 기사를 찍어낸다.


아르헨티나가 우승 안 하면 큰일 날 것 같은 분위기다, 프랑스를 제외한 전 세계사람들은 메시와 친구들의 우승을 바란다 - 이러한 이유로 상대팀 프랑스의 에이스 음바페는 상황이 만든 빌런이 되어버렸다.


#음바페는 사실 이런 취급을 받으면 안 된다


10대 시절부터 프랑스 최고 유망주였고,

19살의 나이에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 참가해서 씹어먹었다. 그리고 우승했다.

그 이후 소속팀 국가대표 가리지 않고 무자비하게골을 쏟아내면서 올여름 세계 최고팀 레알 마드리드 입성이 예정되어 있는 그런 선수다.


그 누구보다 축구를 잘하지만 단 한 명, 메시는 건들면 안 된다 - 메시는 메시니까.


음바페는 '메시의 대관식을 방해하는 빌런'이라는 수식어가 마음에 드나 보다.

35살 형님이 떠나면 세계축구를 지배하는 선수는 나라는 것을 '조용히' 증명하고 싶어 한다.

카타르가 오늘을 위해 지은 루사일 경기장은 메시를 중심으로 똘똘 뭉친 언더독 아르헨티나와 그들의 파티를 망치러 온 슈퍼 빌런 군단 프랑스의 경기가 펼쳐지기에 더할 나위 없다.


#빌런의 화려한 '라스트 댄스'


경기가 시작됐다.


전반 23분 디마리아가 pk를 얻었고 메시가 프랑스 골키퍼를 완전히 속이면서 선빵을 날렸다 - 축구 황제는 이런 상황에서도 무섭도록 침착하다.

13분 후, 프랑스의 실수를 틈타 조금 전 메시에게 골을 양보했던 그의 오랜 친구 디마리아가 직접 결정지었다 - 전반에 벌서 2:0, 전 세계인이 보고 싶어 하는 그 광경이 펼쳐지고 있다.


하프타임, 빌런들의 왕 음바페는 화가 잔뜩 났다. 그리고 라커룸에서 이렇게 소리친다.



야 이건 월드컵 결승이야! 일생일대의 경기인데 우린 정말 더럽게 못하고 있어!


프랑스 선수들은 경기 전부터 아르헨티나의 우승을 바라는 전 세계인들이 신경 쓰였을 것이다.

하지만 음바페의 연설은 그들의 양아치(?) 근성을 끌어냈다 - 그래 왜 우리가 감동적인 언더독 스토리의 희생양이 되어야만 하는가.


후반전이 시작됐다.

분위기 반전이 시급한데 프랑스는 조급해 보인다.


X줄 타는 경기는 원래 시간이 빨리 간다.

벌써 80분이다, 음바페가 만회골을 넣었다 - 2:1.

1분 37초 후 프랑스 팬들이 아직 환호하고 있을 시간에 음바페가 발리슛을 꽃아 넣었다 - 2:2 동점.


90분은 너무 짧았다. 연장전이다.


메시의 간절함이 한번 더 빛났다 - 3:2 다시 앞서 나가는 아르헨티나.

프랑스 선수들은 지쳤다, 이 정도로 열심히 했는데 우리나라 사람들도 뭐라 못하겠지.

음바페는 생각이 달랐나 보다 동점골 3:3 - 월드컵 결승전에서 해트트릭.



승부차기에서 아르헨티나가 이겼다.

메시와 아이들의 감동적인 언더독 스토리가 완성됐다.

세상은 이제 메시의 리더십에 집중한다, 평생의 라이벌 호날두와 비교하면서 말이다.

음바페는 월드컵이 끝나고 공식적으로 프랑스 대표팀 주장 자리에 올랐다.


별일이 없으면 그는 10년 전 후로 세계축구를 호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하지만 그도 언젠간 '라스트 댄스'를 하는 날이 온다.


2022년의 그를 닮은 새로운 '빌런'은 대선배 음바페를 상대로 집요하고 간절하게 그리고 쿨하게 경기할 것이다 - 그리고 새로운 역사가 쓰일 것이다.


넷플릭스가 그때까지 존재한다면 다시 한번 잘 부탁한다.


<사진 출처 - 왓챠피디아 & FI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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