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ENFJ)는 어디든 사람들과 함께하는 경우가 많다. 가끔 나를 좋게 봐주시는 분들은 "혹시 소개팅 생각 있어? 주변에 괜찮은 친구 있는데!"라고 말씀해 주시는 경우가 있다. 감사하지만 요즘 대부분 거절의 말씀을 드린다. "만나는 볼까?"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어차피 잘 될 가능성이 낮다 보니 상대측에게 예의가 아닌 것 같아 거절의 말씀을 드린다.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내가 연애를 망설이는 시기와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 것 같다.
1. 금방 끝날 연애라는 것이 보일 때
과거엔 연애란 무조건 '다다익선'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다양한 사람을 경험해 보면 그만큼 배우는 것도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연애도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유지가 가능한 것이고 유지를 위해 들어가는 돈과 에너지도 적지 않다 보니 연애를 시작하기에 더욱 신중해졌다. 그리고 연애를 하는 중에는 다른 사람을 만날 수 없으니 그 기회비용도 고려하게 됐다. 그래서 상대방의 성향이 나와 맞지 않다고 생각이 든다면 거리를 두게 됐다.
나는 연애를 시작하면 상대에게 시간, 돈, 에너지를 많이 투여한다. 그렇다 보니 잔고의 앞자리가 연애할 때와 솔로일때크게 차이 나는 편이다. 그리고 인간관계도 그렇다. 연애를 하면 사실 다른 사람들을 만날 이유가 크게 없다. 자연스럽게 친한 친구들 말고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경우가 많지 않았었다. 그래서 연애를 하고 나면 인간관계가 확 좁아져있다. 그래서 "내가 만약 연애를 하고 있지 않았다면... 돈도 아끼고 시간도 아끼고 새로운 사람도 많이 만나서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내가 정말 사랑하는 상대를 만났을 땐 이런 생각이 거의 나지 않았다. 함께 보내는 시간이 아깝지 않았고 오히려 함께 보내면서 더욱 성장하고 있고 성숙해진다는 느낌을 받았었다. 그래서 앞으로도 이런 상대와의 연애는 시간과 돈이 전혀 아깝지 않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연애 상대를 고민할 때 더욱 신중해졌다. 아마 이와같이 상대방이 자신과 잘 맞는 연애상대일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연애를 망설이는 이유는 가장 보편적인 이유가 아닐까?
2. 연애할 시기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 때
요즘 많이 느끼는 생각이다. 내가 연애할 때의 모습과 솔로일 때의 모습을 비교하면서 어떤 모습이 지금의 나에게 적절한 모습일지를 고민하는 것이다. 그리고 사실 요즘은 스스로가 솔로일 때의 모습을 좋아한다.
난 연애를 하면 자기 계발에 있어서 느슨해지는 경우가 많았다. 살도 찌는 경우가 많았고 공부도 덜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에 반해 솔로일 때는 3개월 만에 7kg을 감량하고 매일매일 책을 2시간 이상 읽는 등등 열심히 자기계발하는 모습이 익숙해서 그런지 나 스스로가 지금 시기에는 어떤 모습이 어울릴지를 생각하면서 연애를 할지 말지를 고민한다.
물론 보편적으로 취준기간이나 입시기간 등등 힘든 시기 때문에 연애를 망설이는 시기도 있지만 개개인의 성향에 따라 다른 것 같다. 남들이 볼 때 연애하기 좋은 시기라고 느껴질 때에도 개인적으로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3. 전 애인에게 받은 상처가 남아있는 경우
사실 크게 느껴보지는 못했지만 나에게 어느 정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 예상하여 포함시켰다. 전 애인이 잠수이별을 했던 터라 이별의 슬픔을 겪었었다. 비교적 짧은 기간의 연애였지만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러니 오랜 기간 동안 추억이 쌓인 커플의 마무리가 좋지 않다면 얼마나 힘들까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사람으로 잊어볼까 생각도 했었지만 이제는 연애를 좀 쉬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어리석지만 전 애인과 비슷한 특징을 가진 모든 사람들은 부정적으로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