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가슴의 벅참이 수그러들지 않습니다. 개기일식, 온 세상을 비추던 태양이 모습을 감췄을 때의 감동은 살면서 만나온 그 어떤 단어로도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경이로웠습니다.
일식을 보고 난 뒤, 터져 나오는 울음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남 앞에서 우는 게 창피하다고 생각해 잘 울지 않지만, 모두가 함께 있는 차 안에서 펑펑 울었습니다. 왜 그렇게 감정이 복받쳐 올랐나 생각해 보니,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같은 감정을 느끼며 같은 곳을 바라보고 같은 생각을 하는 게 너무나도 행복했나 봅니다. 다 같이 준비한 이 여행을 모두가 만족해한다는 것, 그 사실 역시도 저를 행복하게 만들었지요.
천문우주학과 합격 전화를 받은 날, 잊지 못하시겠죠. 먼저 소식을 들은 저는 들뜬 목소리로 합격을 전했습니다. 하지만 공감보단 걱정을 먼저 해주시던 부모님이셨습니다. 친구들을 포함해 '그 누구도 나를 지지 해주는 사람이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서럽게 울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지금은 저를 공감 해주는 여러 동료들과 함께 합니다. 울음이 터진 또 한 명의 동료도 똑같이 말하더라구요. '천문학과'이기에 느꼈던 설움이 생각났다고. 이런 사람들을 만난 건 큰 행운이 아닌가 싶습니다. 제가 사랑하는 천문학을 선택한 것, 저는 너무나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이젠 망설임 없이 꼭 같이 기뻐해 주세요. 누구보다 행복한 삶을 찾아가겠습니다.
미국에서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아들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