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찰과 반성
1. 감정의 발견
'감정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반영되며 마음을 뒤흔들어 놓는다.'
무슨 일이 있을 때 우리 내부에서 가장 먼저 일어나는 일은 바로 즉각적인 감정의 반향이다. 감정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반영되며 마음을 뒤흔들어 놓는다. 그런 상황에서는 사람은 쉽게 흥분하거나 도취되거나 고무되기 때문에 감정에서 벗어나는 것이 어렵다. 감정은 폭풍처럼 강한 돌풍을(그것이 아무리 작은 감정의 변화라 할지라도) 지니고 마음을 뒤흔든다. 감정의 이러한 변화에 사람은 피로를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모두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풍요로운 인간성을 채워준다.
다양한 감정들을 느낌으로써 사람은 삶을 살아간다. 산다는 것은 이른바 끊임없이 무수한 감정들을 발견하는 과정인 것이다. 감정들을 발견하면서 당황하기도 하고 기뻐하기도 하고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새로운 감정은 종종 사람에게 크나큰 시련을 주거나 괴로움을 주기도 하지만 점차 적응하게 되면서 사람은 단단해진다. 여러 감정들을 알고 그 감정들이 어디선가 즉각적으로 우리에게 찾아왔을 때에도 이전과 다르게 당혹해하지 않는다. 이미 알고 있는 감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감정에 적응이 반드시 감정을 다스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감정을 안다고 해도 감정은 여전히 우리에게는 감당하기 어려운 바람과 같다. 왜냐하면 감정은 언제나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정리해 보면 감정을 발견하는 일은 우리들이 살아가면서 필연적으로 겪는 과정일 뿐이지 감정을 다스리는 과정은 아니다. 감정을 다스리고 조율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시간을 견디는 것 이상이 노력이 필요하고 무척이나 어려운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왜 자연스러운 감정을 다스려야 하는가. 여기서 주의할 점은 바로 감정을 다스린다는 것이 감정을 억제하거나 강제로 제한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밝혀둔다. 감정의 억제는 아무런 효용을 지니고 있지 않을뿐더러 괴롭기만 할 뿐이다. 왜냐하면 감정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오직 인위적인 인내만 필요하고 거기에는 보람도 없고 고립만 있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감정을 막는다는 것은 이미 설명했지만 즉각적인 반향이기 때문에 불가능하다. 인간은 감정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러니 감정을 억제하는 것은 본능을 억압하는 시도만큼이나 대담하면서 더 우스꽝스러운 일이다. 그래서 감정을 억제하기보다는 다스려야 하는데 이는 상당히 어렵지만 필요한 일이고 중요한 일이며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 감정을 다스림으로써 우리는 우리 자신의 마음을 성찰할 수 있다. 마음을 성찰함으로써 우리는 자신을 조율할 수 있게 되는데 그 과정은 실용적이다. 그냥 분노하거나 슬퍼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원인을 찾고 헤아리는 과정에서 논리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비로소 우리는 용기를 얻을 수 있다. 더 이상 감정의 불투명한 위협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이다. 그래야지 우리는 누군가를 대할 때나 홀로 무언가에 집중할 때나 어떤 외부적인 현상이 우리에게 닥칠 때 대응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잠깐 감정이 야기하는 변덕에 대해서 좀 더 깊이 파고들 필요가 있다.
2. 끝없는 변덕
'변덕은 감정의 격렬한 요동이다. '
감정이 두려운 이유는 끊임없는 변덕을 야기한다는 점에 있다. 이것이 나쁜 것이 아니고 특출 난 것도 아니며 특이한 것도 아니라는 사실은 자기 자신만 보더라도 충분히 알 수 있다. 우리의 기분은 쉽게 바뀐다. 기쁘다가도 분노가 치밀어 오를 수 있고 슬프다가도 환희의 감정이 솟아오를 수 있다. 그리고 이게 바로 변덕이다. 변덕은 감정의 격렬한 요동이다.
변덕은 사람을 지치게 만들기도 하는데 이는 사회에서 생활을 하다 보면 흔히 겪는 일이다. 사회에서는 온갖 외부의 것들이 쉽 없이 내부로 들어오기 때문에 피로를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감정은 내부에서 발화되기도 하지만 대체적으로 외부에 의해서 즉각적으로 반영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그래서 변덕에 시달리는 사람은 만성적인 피로에 지치고 자기 자신한테 지치는 것이다. 이는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감정을 다스리지 않은 상태에서 일어난다. 그리고 변덕은 끊임없이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서 소란을 피우고 지칠 줄 모르고 난동을 부린다. 우리가 스스로를 돌보지 않는 한 변덕을 끝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변덕의 원인은 바로 감정의 불투명함 때문이다. 즉각적으로 찾아온 감정을 우리는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로 그 감정의 휩싸여 휘둘린다. 변덕은 논리적이지 않고 무질서하다. 따라서 우리가 논리를 갖춘다면 무질서는 더 이상 무실서로 머물지 않을 것이다. 여기서 반성의 자세가 필요하다.
3. 생활과 감정
'객관화와 인내를 통해서 사람은 자신을 알아갈 수 있게 된다. 그 과정은 성찰의 일부이고 그 과정에서 하는 실수나 문제들을 점검하는 것이 바로 반성이다.'
이렇게 생활에서 감정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성찰과 반성이 필요하다. 바르고 올바른 모범적인 생활을 위해서가 아니라 순전히 자기 자신을 위해서가 필요한 것이다. 행복에는 성장의 조건인 몰입이 필요하듯이 성찰과 반성에도 마찬가지로 자기 자신에 대한 몰입이 필요하다. 다만 행복에 필요한 몰입과 다르게 성찰과 반성을 위해서는 남을 헤아리는 것, 즉 역시 자지가 필요하다. 이는 성가진 일이지만 반드시 필요하다. 자신을 객곽화시키는 것이 바로 성찰의 기본이고 반성의 토대이기 때문이다.
객관화와 인내를 통해서 사람은 자신을 알아갈 수 있게 된다. 그 과정은 성찰의 일부이고 그 과정에서 하는 실수나 문제들을 점검하는 것이 바로 반성이다. 두 가지가 적절하게 이 루이지는 것은 성장의 과정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