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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로 Seoro Jan 23. 2023

요즘 소셜미디어가 재미없는 이유

가식과 거짓의 향연

최근 들어 인스타그램, 유튜브 할 것 없이 모든 형태의 미디어에 거부감이 느껴져 한 동안 거리를 두었다. 사실 인스타그램은 아직도 어플을 지워버린 상태라 가끔 컴퓨터를 켰을 때 들어가 보지만 역시나 딱히 볼 건 없었다. 친한 지인들의 일상 공유 글과 사진들에 잠깐의 즐거움을 느끼긴 하지만 이내 허탈함과 공허함이 그 자리를 메꾼다. 도대체 왜 재미가 없는 걸까.


많은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들은 자신의 계정이 얼마나 대중들에게 노출되는지 굉장히 중요하게 여긴다.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내 사진이 노출되어야 더 많은 좋아요와 댓글, 그리고 저장 등의 다양한 교류가 일어나 해당 계정의 활성도가 높아지면서 플랫폼에서의 노출 빈도가 더욱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렇게 많은 좋아요를 받은 게시글은 다양한 업체 마케팅 담당자들 눈에 띄어 다이렉트 메시지와 같은 개별 연락을 통해 광고 제의가 전달되고 인플루언서들은 그렇게 돈을 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것은 절대 잘못된 것이 아니다. 오히려 나는 적극 권장하는 편이다. 어찌 사람이 하나의 수입원만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가겠는가. 본업을 통한 고정적인 캐시플로우를 유지하면서 인플루언서 활동과 같은 자신의 취미와 결이 맞는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수입원이 있다면 이보다 더 아름다운 자본활동이 어디 있겠는가. 기회만 된다면 누구나 꼭 놓치지 않았으면 하는 기회다. 하지만 문제는 무분별한 광고와 억지로 올리는 피드가 넘쳐난다는 것이다.


1일 1 포스팅을 혹시 해보았는가? 블로그나 인스타그램과 같은 글이 들어가는 콘텐츠 플랫폼에서는 이미 굉장히 널리 자리 잡힌 용어이다. 매일 하나의 게시글을 올린다는 의미인데 이는 대중과 플랫폼으로 하여금 해당 계정이 굉장히 활성화되어 있고 계정 주인의 열의를 아주 쉽고 빠르게 보여줄 수 있는 좋은 수단이다. 하지만 이 잦은 포스팅은 게시글의 품질을 서서히 갉아먹는데 이는 양질의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여 발행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경험 시간과 작성 시간이 충분히 투자되지 않은 상태에서 콘텐츠가 제작되기 때문이다.


나 역시도 브런치 작가가 되던 날부터 거의 매일 글을 써 올렸다. 열의도 넘쳐흘렀고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서 이거 언제 다 콘텐츠로 제작해서 발행할까 걱정도 많이 했었다. 하지만 콘텐츠 작성의 목적이 "의미 전달"에서 "마감 기한 준수"로 바뀌는 순간, 서서히 해당 계정에는 곰팡이가 번지 듯 억지스러움이 자리를 잡는다. 그리고 나는 인스타그램이 그 민낯을 가장 잘 보여주는 플랫폼이라 생각한다. 사진을 보아도 무슨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고 그 모자란 이해를 채워보기 위해 아래의 글을 읽어봐도 전혀 개연성도 내용도 없다.


그렇다 보니 서서히 해당 플랫폼에 대한 애정이 사라지며 결국은 나의 콘텐츠 제작 열의마저 서서히 사그라들게 되더라. 그렇게 그동안 내 집 마냥 매일 드나들던 플랫폼들에 하나 둘 거부감을 느끼다 보니 어느 순간, "아... 다 재미없네"라는 생각에 사로잡히게 되었고 그렇게 나는 독서에 조금 더 가까워지게 되었다. 책은 말하는 사람이 저자 한 명 밖에 없어서 그런지 아주 평온하고 고요하다. 마치 수많은 멋쟁이들이 모여 자신의 매력을 뽐내는 나이트클럽에서 나와 한적한 시골 마을의 버스정류장에 앉아 있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나는 소셜미디어 마케터임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저 재미없는 소셜미디어와 거리를 두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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