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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로 Seoro Feb 25. 2023

멋있는 계정보다 친근한 친구가 되어야 한다.

톤 앤 매너, 팔로우 0 보다 선행되어야 하는 것들

주변 지인들 중 소셜미디어 프로필의 톤 앤 매너를 심각하게 따지는 사람들이 있다. 사진은 반드시 멋있게 전문 카메라로 찍힌 것이어야만 하며 사람이라면 포즈도 반드시 멋있어야 하고 풍경이라면 감성이 넘치는, 소위 "짜치는" 사진은 절대 용납하지 못하는 그런 부류이다.


소셜미디어의 폐해라면 폐해인 "가공된 멋진 모습"만 보여주고파 하는 성향을 보이는 이들은 대체로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 혹은 유명한 계정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정제된 모습만 보여줘야 하고 절대 빈틈을 보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내가 아무리 열심히 그렇지 않음을 어필해 보아도 정말 독특하게도 이런 "강박"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절대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지 않는 경향이 여느 부류의 사람들보다 강한 듯하다.


소셜미디어라고 거창하게 생각할 것 없이 가벼운 오프라인 사교 모임이라고 가정을 해보자. 각자 자신만의 개성이라는 패션을 두르고 모임 장소에 입장한다. 그렇게 샴페인 한잔을 들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다른 사람들은 어떤 스타일을 하고 왔는지 구경하다 마침 꽤나 내 눈에 인상적인 스타일을 하고 온 사람이 보여 다가간다. 가볍게 건네는 인사 "안녕하세요^^ 오늘 정말 멋지게 입고 오셨네요". 하지만 그는 말없이 자신이 멋지게 찍혀 나온 화보 사진들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이때 인사를 건넨 우리는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뭐야? 초면에 인사도 없이 이렇게 자기 자랑을 한다고? 도대체 뭘 어쩌라는거야?"


그렇게 우리는 멋쩍은 웃음을 내비치며 자리를 조용히 뜬다. 그리고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다른 사람을 찾아 떠난다. 이번에 찾은 상대는 방금 전 그 사람보다는 그렇게 화려한 외모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뭔가 자기만의 독창성이 돋보인다. 그렇게 우리는 다시 한번 인사를 건넨다. "안녕하세요^^ 스타일이 굉장히 개성 있으세요 :)" 이번 대화 상대는 이전과는 조금 다르다. 그는 자신이 어쩌다 이 모임에 초대받게 되었고 이 모임에 어떤 생각으로 참가했으며 그런 자신의 생각을 최대한 잘 표현할 수 있는 스타일에 대하여 얼마나 고민했는지에 대한 일련의 과정들을 우리에게 신나게 설명해 준다. 첫인상이 엄청 강렬하진 않았지만 이 사람, 뭔가 이야기를 할수록 점점 빠져들고 그의 이야기를 더 듣고 싶다는 마음이 조금씩 든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도 모를 만큼 즐겁게 떠들다 보니 벌써 자리를 떠날 시간.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며 다음에 또 만나서 이야기하자며 서로의 연락처를 교환 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와의 대화를 곱씹어본다.


소셜미디어, 직역하면 사회적인 매개체이다. 결국 "소통"이라는 말이다. 모든 계정의 뒤에는 사람이 있다. 아무리 기업의 계정이라도 사람에 의해 운영되며 모든 계정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플랫폼 속에서 소통한다. 그렇기에 정말로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나를 구독, 혹은 팔로우하는 계정이 많이 생기길 바란다면 진심으로 먼저 다가가 소통해야 한다. 모든 관련 계정을 먼저 찾아가 댓글을 달아보라는 그런 단편적인 생각이 아니다. 적절한 해시태그의 사용도 먼저 다가가는 행위의 일종이라 생각한다. 그렇게 나의 계정이 어떤 스타일링을 하고 있는지 알고리즘에게 알려주면 알고리즘은 우리가 알려준 정보를 토대로 나의 스타일을 좋아할 만한 사람들에게 나를 천천히 소개해 준다. 일종의 "지인 추천" 같은 느낌이랄까.


그러니 성급한 마음에 내용도 없는 멋진 사진들로 계정을 도배하지 말고 서서히 사람들이 관심 가지고 흥미로울만한 "나에 대한" 이야기로 계정을 조금씩 채워가 보면 어떨까. 모든 스토리에는 필연적으로 "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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