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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영호 Apr 25. 2024

자유

2024년 4월 25일 목요일

막내아이가 자유가 무엇인지 묻는다. 국어학원에서 진행하는 토론의 주제이다. 아이가 알아듣기 쉽게 ‘자유는 스스로가 원하는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 행위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본인에게 있다’라는 내용으로 설명해 주었다.


나 스스로에게 자유롭게 살아왔는지 그리고 자유롭게 살고 있는지 질문을 던져본다. 그러나 자유에 대한 개념이 아이에게 설명한 것처럼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 최대한 단순화시켜 보면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자유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어떤 삶을 추구하며 살아왔을까? 누구나 원하는 것과 같이 행복한 삶이다. 그렇다면 행복은 어디서 오는 것인가? 경제적인 문제가 해결되면 행복해질까? 나와 가족들이 모두 건강하고 특별한 고난이나 시련 없이 살아간다면 행복하다고 할 수 있을까? 수많은 질문들을 떠올리고 답을 해보지만 명쾌한 답을 찾기가 어렵다.


‘페터 비에리’ 교수는 ‘삶의 격’에서 인간의 존엄성을, ‘자기 결정’에서는 삶의 주체성을, ‘자유의 기술’에서는 의지의 자유를 말하며 행복한 삶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세상이 부여하는 가치관이 아닌 자신의 생각과 판단을 통해 형성된 가치관의 확립이 필요하며, 그 가치관을 중심으로 주체적이며 주도적으로 자신의 모습과 삶을 만들어 나아가는 것이 행복의 중요한 기반이라는 내용으로 이해된다.


결국 자유라는 것은 내면의 자유로 귀결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자신이 원하는 모습,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모든 고민, 판단, 선택, 결정, 인내, 노력 등이 주체적이고 주도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면 자유롭고 행복한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는 생각이다.

 

아울러 자신의 생각이나 사고, 감정 등에 있어서도 내면의 주체성을 확립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돈과 사회적 지위, 건강 등 행복을 위한 외적 요건들이 갖추어지더라도 감정이나 생각, 그리고 행위 등에 대한 주도성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행복해질 수 없다고 본다. 결국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살아가지 못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복잡하고 난해하게 느껴지는 자유에 대하여 아이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오늘 국어학원으로부터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자유의 개념에 대한 피드백을 받아보았다. 대부분 학교와 공부에서 벗어나서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을 자유라고 말하고 있다. 마치 직장인들이 파이어(FIRE,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족이 되고 싶어 하는 것과 유사하다.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는 것은 자신의 의지에 따른 것이라 볼 수 없기에 부자유라고 볼 수도 있겠다. 그러나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 때로는 하기 싫은 것을 선택하고 감수하는 것 또한 자유라는 것을 먼 훗날 알게 될 것이다.


부디 우리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주체적이며 올바른 가치관을 확립하여, 외적 그리고 내적으로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를 바란다. 그리고 삶의 의미와 가치에 대한 깊은 이해를 통해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고난과 시련의 상황에서도 자유와 기쁨을 누릴 수 있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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