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역사 속에 늘 밝혀져 흐르고 있는 진리의 등(燈), 가까이 다가서 그 따뜻한 온기를 잠시라도 느끼게 되면 그 순간이 영원하기를 바라게 된다.
그러나 나 개인의 역사가 만들어낸 그 어둡고 축축한 완고함은 너무나도 고집스럽게 기쁨과 평안, 따뜻함이 넘치는 그 거룩한 등(燈)으로부터 나를 떼어내 멀어지게 한다.
그렇게 수도 없이 빛에 가까워지고 멀어지기를 반복하며 가끔은 긴 시간 동안 참을 수 없는 내면의 고통과 마주하고 싸워야 한다.
간혹 그 고통으로 믿음이 약해지고 절망이 엄습하게 되면 좀 더 쉬운 길을 찾으며 방황하게 된다. 그러나 그 찬란한 빛의 원천은 나에게 결코 쉬운 길을 허락하지 않는다.
오직 그 빛으로 가는 유일한 길은 편한 길을 찾는 것이 아닌, 나의 몸에 켜켜이 쌓인 어리석음의 껍질을 하나씩 벗어던져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이 생의 끝날까지 철갑과 같이 두껍고 강한 그 껍질들을 모두 벗길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 진리의 등(燈)과의 거리가 좁혀지고 가까이 다가서는 날이 많아질 수만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그러한 세월이 단 한줄기의 빛이라도 흐르게 하여 울창한 숲 속을 뚫고 어둠을 비추는 빛줄기처럼 주위를 조금이나마 따뜻하게 밝힐 수 있다는 소망을 품을 수 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