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AKEUFeeLMYLOVE Aug 29. 2023

레깅스 칼각 정리법

관물대에 둬도 감쪽같은

연설을 한 지 10년이 다 되어가도 여전히 회자되는 레전드 연설의 주인공!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 2014 Commencement Address - Admiral William H. McRaven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이불 정리부터 시작해!"로 깊은 인상을 남긴 맥레이븐 (William McRaven) 미해군 대장이다. 아무리 큰 일이라도 침대를 정돈하는 '사소한 일'에서 시작된다는 진리는 많은 이들에게 울림을 주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텍사스 대학 졸업 연설을 토대로 쓰인 첫 책 <침대부터 정리하라>는 맥레이븐에게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타이틀을 안겼다. 이불정리의 이점은 맥레이븐 대장님의 말씀처럼 하루 중 첫 번째 과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게 되는 것도 있고, 집에 들어와서 깔끔하게 정리된 이불을 보면 그저 기분이 좋다. 고된 하루 일을 마무리하고 집에 돌아와 이리저리 정신없는 이불을 마주하면 내 마음도 뒤죽박죽인 것처럼 느껴진다.


나에게는 '운동복 정리'도 이불정리와 같다. 운동복을 갈아입으려고 운동복 서랍장을 연다. 오와 열을 맞춰 정갈하게 정리되어 있으면 우선 운동복을 고르기도 쉽고, 이상하게 그날 하루 운동을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정리로 시작 단추를 끼우니 마무리 단추인 운동도 잘 끼우고 싶다.  


반면, 사냥개가 토끼를 쫓아간 흔적일까? 싶을 정도로 정신없이 널브러져 있을 때도 있다. 뒤죽박죽인 운동복 속에서 입을 옷을 고르는 것부터가 한참이다. 분명 운동을 하기 전인데 벌써 운동을 한 듯하다. 뭔가 에너지가 새어나간다.


더욱 신기한 점은 내 마음이 정신이 없을 때는 항상 옷서랍장 안에 사냥개가 출연한다. 그렇다면 역도 성립하지 않을까? 옷서랍장이 항상 정갈하면 내 마음도 정갈할까?


물론이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정갈한 정리를 다소 방해하는 것이 있다면, 바로 레깅스다. 재질의 특성상 흐물흐물하기 때문에 어떻게 정리를 해도 각이 잘 살지 않기 때문이다. 차곡차곡 개서 올려두는 방법이 있지만, 아래에 있는 레깅스를 입으려고 빼내면 후두두 다 쏟아지는 경우가 빈번하다. 그래도 방법이 다~ 있다!


30년 경력의 살림 마스터에게 직통으로 전수받은 정리법을 적용해 보셔라!



레깅스 칼각 정리법

1. 개는 방법  2. 장점  3. 실제적용


1. 개는 방법


1) 레깅스 뒷면: 가운데 엉덩이 부분을 잘 정리해서 준비한다.


2) 그대로 반으로 접고, 원하는 길이로 허리 부분을 접는다. 


3) 약간의 여유를 두고 한 번 접고, 종아리 부분을 한 번 더 접는다.


4) 두 번 접기한 종아리 부분을 허리 부분에 쏙 하고 넣으면 완성이다!


만약 이해가 안 가거나 어렵게 느껴져도 문제없다. 아래 숙달된 조교의 동영상을 참고하면 된다.


두 손가락으로 확대 가능해요


2. 장점


1) 탄탄하게 각이 잡혀 세로 진열이 저절로 가능하다.

2) 뒤적뒤적거려도 빠르게 정리가 가능하다.

3) 따로 바구니나 책 바인더와 같은 소도구가 필요없다.

4) 서랍장의 높이만큼 내가 원하는 크기로 딱 맞게 갤 수 있다.

5) 이렇게 개어도 입을 때는 자국이 하나도 나지 않는다.


3. 실제 적용
뒤죽박죽 정신없어도 실제 1분 안에 정리 가능!


해당 서랍장은 속옷 전용칸이라 높이가 12cm밖에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알맞게 '많이' 들어간다.


더욱 다양하고 더 탄탄하게 개는 방법은 있다. 하지만 막상 해보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었다. 위의 개기 법은 초반에 습관을 잘 들이기만 하면 손에 익어 빠르게 개기가 가능하다. 여러 개기 법 중에 가장 잘 '유지가 가능한 방법'이었다.




옷서랍장이 항상 정갈하면 내 마음도 정갈해지는 것은 '사실'이다. 복잡한 공간은 해야 할 일이 산더미인데, 시간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상기시키며 긴장하고 피로하게 한다고 한다. 그래서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는 서랍장을 열면 기분이 저절로 여유와 좋은 편안함이 느껴지는 것이다.



운동을 좋아하고 운동복에도 관심이 많으신 분들은 공감할 것이다. 방 한 곳을 오로지 운동복 드레스룸으로 꾸미고 싶은 로망이 있다. 운동복의 종류나 가짓수가 많지는 않아도 딱 분리해 정리하고 싶다. 그럼 다음에는, 방 한 곳을 운동복으로 잘 구성하는 법에 대한 글도 써볼 수 있었으면 하는 소망을 품어보면서, 오늘도 정갈한 서랍장과 함께 정갈한 마음과 몸을 위하여 운-동-! :)


매거진의 이전글 허벅지씨름 백전백승 하는 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