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테스 궁금증 5가지 타파!
종종 나의 브런치에 유입되는 검색 키워드를 살펴볼 때가 있는데, 보고 있으면 뭔가 입가에 미소가 씩하고 지어질 때가 많다. 검색으로 유입된 비율이 많지 않은 나의 브런치에서는 대부분이 필라테스와 관련된 키워드들이다. 필라테스에 관한 궁금증이 이렇게 많구나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 와중에, 눈에 띄게 저절로 확-대되어 다가오는 키워드가 있었으니!
필라테스 1:1 꼭 해야 하나
보자마자 머리를 세차게 흔들어 끄덕임과 동시에 "네!"라는 말이 육성으로 튀어나올뻔했다.
필라테스 레슨에 대한 궁금증이 조금이라도 해결되길 바라면서, 내가 사랑하는 지인이 필라테스에 대해서 이렇게 묻는다면 나는 아래와 같이 답변할 것이다.
생애 처음으로 자동차 면허를 따기 위해 운전면허 학원을 등록해야 한다 생각해 보자. 자동차 운전이 처음인데, 친구들 셋이랑 다 같이 한 차에서 들어도 될까? 안 될 건 없지만, 제대로 될 리가 만무하다. 만약 그 친구들이 모두 운전대를 처음 잡아본다면? (내가 처음 그룹 레슨을 갔을 때, 나머지 회원들도 모두 초보일 수 있다.) 운전 능력은 나의 목숨을 비롯해서 많은 사람들의 소중한 생명이 달려있는 중요한 기술이다. 필라테스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나는 필라테스를 어떻게 배우고 가르치냐에 따라 몸은 그에 따라 변한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 내가 바뀌면 상대방을 대하는 것도 달라진다. 따라서 "잘 배워야 한다." 이 문장에는 많은 뜻이 함축되어 있다. 나의 몸을 바꾸고 마음을 바꾸고 삶 전체를 바꿀 수 있는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내 몸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나만의 자산이다.
그러므로 운전이 처음이라면 강사님과 함께 운전대를 잡고 하나하나 배우듯 필라테스도 나와 잘 맞는 강사님께 1:1로 밀착 수업을 받는 것이 필수다. 차에 시동을 켜듯이 나의 몸을 웜업 시킨다. 자동차가 중앙선을 침범하지 않고 일자로 가야 하듯이, 나의 골반의 중립이 어딘지, 내가 서있는 자세가 '정말로' 바른 자세인지를 하나하나 들여다본다.
분명히 내 몸이 맞는데, '정확히'는 모를 수 있다. 그저 보는 것과 세심히 관찰하는 것은 다르다. 나는 필라테스를 하기 전에 나의 척추가 정상적인 척추보다 더 일자인 플랫백(Flatback)에 가까운지 전혀 몰랐다. 플랫백은 사실 흔하게 볼 수 있다.
척추에서 약간의 이상적인 굴곡은 외부 충격과 중력에 대한 스프링 역할을 해준다. 하지만 플랫백은 척추의 곡선이 사라지고 빳빳한 일자인 형태로 압박과 충격에 다소 취약한 형태인 것이다. 완만한 척추 커브를 가지고 있는 S척추에 비해 무려 10배 정도의 많은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그러므로 나는 필라테스를 하기 전에는 조금만 걷거나 무거운 걸 들면 허리에 통증이 쉽게 갔었던 것이다.
아, 나의 체형을 정확히 파악했다면, 그럼 나에게 맞는! 더 효과적인 동작들이 있을 것이고 1:1 레슨으로 맞춤형 수업이 가능하다. 나는 개인레슨을 많이 듣지 않았던 초반, 그룹수업에서 매트에 앉은 자세로 롤다운(Roll Down)을 한 적이 있다. 등을 동그랗게 말아 천천히 아래 척추부터 중간 등 어깨순서로 바닥에 닿는 동작이다. 함께 듣는 회원들보다 나의 롤다운은 빨리 끝나버렸다. 시작과 동시에 끝이 나버려 원래 이런 동작 인가 하고 고개를 살짝 돌려 옆을 보니, 다른 회원들은 아직도 내려오는 중이었다. (조금 머쓱:) 나는 플랫백으로 인해서 롤다운 동작이 잘 나오지 않았던 것이다. 등을 동그랗게 말아서 척추를 하나씩 분절하면서 내려가야 하지만, 웬걸..! 나는 척추가 일자형태에 가까우니 발바닥이 계속 들릴랑 말랑하면서 뒤로 쉽게 훅- 넘어가버린다. 척추의 굴곡이 완만히 있다면 복부의 힘도 받쳐주는 상태에서 허리 쪽에 가까운 등뼈가 먼저 닿고 (굴곡이 형성된 상태에서) 이어서 중간등도 닿고 (계속해서 척추의 굴곡이 받쳐주니) 천천히 목뼈까지 닿는다.
내가 지도자 과정을 하면서 문득 떠오른 생각이 있다. "아 맞다 나 원래 롤다운 안 됐는데 언제부터 됐더라?"라는 생각이다. 필라테스 수업을 주기적으로 듣다 보니 '어느 순간' 롤다운이 됐다. 빳빳했던 척추가 그만큼 부드러워진 덕분이었다. 개인레슨은 내가 안 되는 동작이 왜 안되는지 족집게 강의처럼 쏙쏙 알려주고, 어떤 동작을 선행하면 더욱 효과적인지도 알 수 있다. 특히 개인레슨을 먼저 해야 부상의 위험도 적다. 거의 없다. 필라테스는 "안전"이 특장점인 운동인데 필라테스를 하다 부상을 당했다는 것은 뭔가가 잘못되었음을 뜻한다. 개인레슨을 생략하고 그룹레슨을 들으면 필라테스가 아니라 그저 '율동'에 그칠 수도 있다. 해부학을 근거로 한 개인레슨이 필라테스다. 그러므로 개인레슨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적당 함이라는 기준은 개인마다 다르다. 따라서 천편일률적이겠지만, 이럴 때는 필라테스 창시자인 조셉 필라테스의 명언을 가지고 와서 함께 보자.
· In 10 sessions you will feel the difference
· In 20 sessions you will see the difference
· In 30 sessions you will have a new body
10번의 수업이면 당신은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고, 20번 수업 후 달라지는 것을 눈으로 볼 수 있고, 30번 수업 후에는 새로운 몸을 가질 수 있다. 내가 겪어본 바로는 조셉이 한 말은 정말이다. 개인적으로는 최소 30번은 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 생각한다. 30회를 주에 2번 빼놓지 않고 하면 4개월이 채 안 되는 기간이다. 똑같이 배웠어도 운전면허 시험에 통과하는 소요기간이 저마다 다르듯이 개인의 능력에 따라서 개인레슨의 횟수와 기간은 더 조절한다. 할 수 있으면 더 해도 당연히 좋다.
조셉의 명언이 성립되려면 전제조건 3가지가 있다. 1) 마음가짐, 2) 나와 잘 맞는 강사, 3) 규칙적인 횟수 (최소 주 2회 꾸준히). 딱 이 3가지가 확실했다면 무조건 조셉이 말한 문장은 나에게 '값진 선물'을 가져다준다.
"으 하기 싫어, 이건 신종고문임이 틀림없어, 에휴 내가 뭔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개인레슨씩이나 끊었을까.."와 같은 부정적인 마음을 먹고 하면 운동이 아니라 고통이 된다. 우리가 먹는 것은 음식만이 아니다. 효과는 당연히 반감된다. 생소한 필라테스를 처음 접할 때는 누구나 어색할 수 있고 어려울 수 있는 건 당연하다. 그러므로 내가 재밌고 기쁜 마음으로 가려면 나와 잘 맞는 강사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초반에 나와 잘 맞는 강사를 찾는데 시간을 많이 쓰는 건 전혀 아깝지 않다 생각한다. 메이저 협회에서 똑같은 교육을 받은 강사님들이라도 그 수업 스타일은 가지각색일 수 있다. 화려한 이력만으로도 나와 잘 맞는지는 명확히 알 수 없다. 그렇다. 무조건 체험 수업을 해봐야지 나와 잘 맞는지 아닌지 '느낄 수 있다.' 개인레슨에는 핸즈온(신체접촉)이 많다. 내가 불편하게 느끼는 강사님이라면 강사님의 터치가 있을 때마다 나의 근육 또한 더욱 과긴장 할 수 있으므로 나를 편안하게 해주는 강사님의 선택이 정말 중요하다. 나의 경우 나와 잘 맞는 강사님은 수업이 다 끝나면 근육이 적절히 이완되어 노곤노곤 편안함을 느끼고, 다소 맞지 않았던 경우에는 마치 흠씬 두들겨 맞은 것처럼 찌뿌둥했다. 따라서 잘 맞은 강사님의 경우 수업 후가 편안했으니 기다려지고, 조금 맞지 않은 강사님의 경우 꼭 해야만 하는 '숙제'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다. 어떤 강사님이 좋고 나쁘고가 아닌 단지 다른 것뿐이다.
대부분 세션의 횟수가 많아질수록 필라테스 수업 1회당 가격은 내려가는데, 초반에는 무조건 1회당 가격이 높더라도 세션의 횟수를 적게 등록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1회당 가격이 저렴하다고 해서 덜컥 50회를 등록했다가 나중에 잘 안 맞는 것을 깨닫고 울며 겨자 먹기로 다닐 수는 없다. 개인레슨을 체험할 수 있다면 무조건 해야 하고, 3회가 있다면 3회부터 등록을 해본다. 이때는 나와 선생님과 합이 잘 맞는지를 중점적으로 파악해 보는 것이다. 편암함을 느꼈는지, 수업 스타일은 나와 맞았는지, 추구하는 방향이 비슷한지, 나도 저런 몸이 되고 싶은지, 운동의 효과는 좋았는지.. 등 이때 강사님의 스케줄과 내가 운동가능한 시간이 맞는지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 저마다 직감이 발달했기 때문에 직접 수업을 받아보면 개인레슨을 더 할지 그만둘지 충분히 선택할 수 있다. 직접 느껴보고 자신의 직감을 따르시라.
물론이다. 개인 레슨을 하면서 어느 정도 자신감이 생겼다면 그룹 레슨도 같이 해도 좋다. 그룹 레슨을 하면 좋은 점은, 나의 체력이나 수행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다른 회원과도 비교해서 파악할 수 있고, 또 어떤 동작을 다 같이 했는데, 나만 특정 동작이 유독 안 나오는 것도 발견할 수 있다. 이럴 때는 바로 개인레슨에서 물어보면 된다. 안 되는 동작이니 하지 말고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왜 안 되는지를 파악해서 되게 한다. 개인적으로는 필라테스라는 운동이 나에게 적응이 될 때까지 개인레슨만 주 2-3회 꾸준히 하다가, 나중에는 개인레슨을 주 1-2회 정도 계속하면서 그룹레슨도 동시에 주 2-3회 정도 받는다면 그야말로 최상의 조합일 수 있겠다. 다 같이 하는 그룹 수업의 재미도 얻으면서 개인레슨의 디테일까지 빼놓지 않고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나와 잘 맞는 강사님을 찾았다면 30회 이상을 쭉 하는 것을 추천하고, 조금 더 욕심이 나고 발전을 하고 싶다면 또 다른 나와 잘 맞는 개인 강사님을 찾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근육은 적응을 한다. 그 강사님에게도 나의 근육은 적응한다. 전지훈련이 괜히 있는 게 아니듯이, 또 새로운 강사님에게 새로운 동작과 새로운 접근법을 배우면 나의 몸은 한 단계 더 성장을 한다. 30회를 전후로는 나의 몸도 달라졌겠지만 나의 의식도 한층 성장했을 것이라 보는 시각도 또 달라질 수 있다.
이상! 그저 필라테스를 사랑하는 한 개인의 주관적인 의견이다. 사람은 저마다 개성이 다르므로 또 다른 더 효과적인 접근방법도 있을 것이다. 뭐가 되었든 자신에게 잘 맞는 운동으로 더욱 활력이 샘솟는 하루하루가 되시길 진심으로 바란다! 불금엔 운동으로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