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이 가장 원하는 것
우리 부모님은 평생 사이가 좋지 않으셨다. 현재 나는 미국에 거주하고 있어서 이번에도 정말 오랜만에 한국에 있는 부모님 댁에 갔는데, 부모님은 서로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고 나를 붙잡고 서로를 헐뜯으셨다.
나는 그런 부모님을 이해하려는 착한 딸이라 그 험담을 들으며 각자에게 맞장구를 쳐드렸는데, 그런 시간이 지나고 나니 일주일도 집에 없었는데도 집에 있는 자체가 너무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자식일 뿐인데 부모님이 선택한 결혼이 불행하지만 그 불행을 스스로 해결할 수 없어서 자식들을 붙잡고 하소연하시는 게 그 순간은 본인들은 스트레스 해소이겠지만, 그걸 듣는 자식들이 마음 아픈 건 생각도 안 하시는 건가.
본인들 생각만 하고 자식한테 너무 의지하시는 게 아닌가. 나보고 해결해 달라는 건가. 이런 상황을 못 견디고 뛰어나간 동생은 부모님에게 이미 정이 떨어진 듯하다.
오은영 박사는 자식을 낳았으면 그 자식은 세상에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게 아니라 부모의 선택 때문에 세상에 나왔으므로 부모로서 책임을 다 해야 하고 잘해줘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한다. 더구나 부부는 자신의 의지로 선택한 유일한 가족이기 때문에 그 배우자에게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야 하고 가장 잘해줘야 한다고 한다.
나는 아무리 나의 부모님이 나에게 친절하고 잘해준다고 해도 전혀 위로가 되지 않는다.
내가 가장 원하는 것은 두 분이 서로 사랑하며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이다. 나에게 관심 안 줘도 좋으니 본인들이 사이좋게 잘 지내시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내게 가장 잘해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자식한테 서로의 험담을 멈추는 것이 나를 위하는 일이다. 왜 두 분은 거의 지난 40년 동안 그런 모습을 나에게 보여주실 수 없는 것일까. 내가 결혼을 하게 된다면 나는 반드시 다른 모습으로 내 결혼생활을 유지할 것이다. 나는 진짜 해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