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별에는 없는 이별 - 다시 시작된 세계

제26화 두더지 족(4)

by 김균탁commune
제26화 그림.png

여덟은 서 부자네 집 창고에 모였다. 우진은 미르와 태랑이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우진과 눈이 마주친 둘은 눈빛만으로도 그 뜻을 알아차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둘은 곧바로 지렁이로 변신했다. 그리고 땅 속으로 비집고 들어갔다.


왠일인지 태랑이는 실수 한 번 없이 지렁이로 변신했다. 오늘은 스승들 중 누구에게도 혼날 일이 없었다. 그래서 왠지 느낌이 좋았다.


우진이는 다음으로 오후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오후는 비장한 표정으로 우진을 마주보았다.


결의에 찬 오후의 눈동자 속으로 우진의 얼굴이 어렸다. 우진은 오후의 어깨를 꽉 잡고 힘이 가득 들어간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신호를 보내면 지붕을 날려버리게.”


오후는 우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큰 날개를 펼쳐 하늘로 솟구쳤다. 다음으로 우진은 수참이와 태린이를 바라보았다. 둘은 정신을 가다듬는지 아무 말없이 손끝을 응시하고 있었다.


“한 마리도 놓치면 안 되네.”


둘은 우진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수참과 태린을 보던 우진은 성호와 예준을 바라보았다.


“자신 있으니 걱정 말게. 힘을 잃은 적이야. 열 명, 아니 백명이 와도 끄덕 없으니까.”


성호는 우진을 보고 말한 후, 예준을 바라보았다. 예준은 성호의 얼굴을 바라보고 다시 우진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우진은 등에 메고 있던 활을 뽑아 들었다. 그리고 화살통을 옆에 찼다.


우진은 다시 모두를 둘러보았다. 서 부자의 창고에 모인 모든 사람들의 얼굴에는 비장함이 가득 차 있었다.

우진은 하늘에 있는 오후에게 신호를 보냈다. 그러자 오후가 쏜살같이 아래를 향해 내려왔다.


오후는 내려오며 창고의 지붕을 양손에 들고 있는 칼로 지붕을 스윽 그었다.


- 쾅, 쾅, 쿠콰앙. -


오후가 지나가고 나자 창고 지붕이 하늘로 날아올랐다.


안에 가득 차 있던 곡식들이 밖으로 흘러 내렸다. 우진의 칼질 한 번에 강력한 회오리 바람이 불어왔다.


그 바람을 따라 바닥에 있던 흙이 하늘로 떠올랐다. 주변은 오후가 일으킨 강력한 바람에 뿌연 먼지가 쌓였다.


하늘로 치솟았던 먼지가 내려앉자 두더지 족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두더지 족은 갑자기 쏟아진 햇빛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우진은 활시위를 세게 당겼다. 그리고 가장 앞에 있는 두더지 족을 향해 화살을 쏘았다.


“끄아아악.”


우진의 화살에 맞은 두더지 족은 영문도 모른 채 찾아온 고통에 몸부림쳤다.


창고 지붕 위를 칼로 그으며 날아갔던 오후가 나선형을 그리며 다시 땅을 향해 돌진했다. 그리고는 그 빛나는 검을 힘차게 휘둘렀다.


“으아악.”


“으아아아아악.”


오후의 검에 두더지 족 둘이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앞은 잘 보이지 않지만, 같은 종족의 비명 소리에 두더지 족은 숨을 곳을 찾기 시작했다.


한 마리가 땅을 파고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성호가 재빨리 다가가 그 두더지 족의 발을 잡아당겼다.


그리고는 인정사정없이 주먹을 휘둘렀다.


예준 역시 땅으로 도망가려는 두더지 족 중 하나의 복부를 발로 찼다. 땅 속으로 도망치려던 두더지 족은 예준과 성호의 공격에 도망치지 못하고 잡혔다.


“크아아악.”


“으으으.”


두더지 족의 비명 소리가 사방에서 들려왔다. 스승들의 눈에서 벗어난 두더지 족 몇이 재빨리 땅속으로 파고 들었다.


미르는 땅 속에서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었다. 두더지 족이 급하게 땅을 파자 미르의 몸에는 그 떨림이 전해졌다.


“수참, 창고 오른쪽 아래 1미터 지점. 태린 창고 왼쪽 아래 1.5미터 지점.”


수참은 바닥으로 뜨거운 불덩이를 집어 넣었고, 수참은 차가운 물줄기를 집어 넣었다.


수참의 불덩이와 태린의 물덩이에 맞은 두더지 족이 땅 위로 솟구쳤다.


우진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그들의 명치를 향해 활 시위를 당겼다. 명치에 활을 맞은 두더지 족은 우진이 날린 활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날아가 담벼락에 부딪혔다.


성호와 예준 역시 아직 땅으로 들어가지 못한 두더지 족을 계속해서 공격하고 있었다.


오후는 공중으로 날아올라 도망치는 두더지 족이 없는지 창고 주변을 계속 감시했다.


그리고 창고 밖으로 도망치는 두더지 족이 보이는 즉시 번개처럼 내려와 예리한 검을 휘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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