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화 어둠의 씨앗(1)
“으아아아아악!”
태랑이는 비명을 지르면서 꿈에서 깼다. 잠에서 깬 태랑이의 몸은 식은땀으로 축축히 젖어 있었다.
최근 들어 같은 꿈을 계속 꾸었다.
꿈속은 항상 짙은 어둠이었다. 바로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 그 속에 태랑이는 홀로 남겨져 있었다.
태랑이는 손 끝에 작은 불꽃을 피워올렸다. 불꽃에 비친 것은 커다란 동굴이었다.
동굴 벽에는 알 수 없는 고대 문자가 가득 적혀 있었다. 태랑이는 그 문자를 따라 길을 걸었다.
고대 문자 중간중간에는 그림도 그려져 있었다.
첫 번째 그림 속 두 아이는 서로 마주 보고 서 있었다.
두 번째 그림 속에서는 서로 몸이 엉켜 있었다.
걸어가면서 마주한 그림은 두 아이의 싸움 장면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그림. 마지막 그림 속에는 아이가 한 명만 남아 있었다.
그런데 그 아이는 평범한 모습이 아니었다.
그 아이는 팔이 네 개나 달려있었다. 태랑이는 그 그림이 무엇을 뜻하고 있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그림이 끝이 났을 때, 어디선가 날카로운 바람이 뺨을 스치고 지나갔다. 태랑이는 그 바람을 따라 뒤를 돌아보았다.
바람은 순식간에 태랑이의 몸을 통과했다. 바람이 지나가고 난 후 태랑이는 그 힘을 견디지 못하고 쓰러졌다.
그리고 가슴으로 심한 통증이 밀려왔다. 도저히 억누를 수 없는 통증. 그 통증은 마치 심장을 도려내는 것처럼 아팠다.
어둠 속에서 누워 있던 태랑이가 고통을 참으며 겨우 일어났을 때, 주위에서는 수많은 손이 올라오고 있었다.
그 손들은 사라진 종족들의 손이었다. 상처투성이가 된 손은 태랑이의 몸에 달라붙었다. 태랑이는 손을 뿌리치고 앞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동굴 벽을 뚫고 나온 손에서 멀어졌다고 느끼는 순간 태랑이 앞에는 자신과 똑같이 생긴 소년이 서 있었다.
그 소년은 말없이 태랑이의 얼굴을 보고 있었다. 소년의 표정은 너무나 평온해 보였다.
태랑이는 천천히 그 소년의 앞을 향해 걸어갔다.
“왔니?”
소년이 먼저 태랑이에게 말을 걸었다. 태랑이는 자리 멈춰서서 소년에게 물었다.
“넌 누구야?”
“난 너야.”
소년은 알 수 없는 대답을 했다.
“솔직히 말해 누구냐고?”
“너라고. 난 너고, 넌 나야.”
“그게 무슨 소리야.”
“우리는 하나라는 말이지. 이것 봐. 너랑 똑같이 생겼잖아.”
태랑이는 소년의 얼굴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정말 목에 있는 점 하나까지 똑같이 생긴 모습이었다.
“왜 우리가 하나지?”
“같은 날, 같은 시간에 태어났으니까?”
“난 너를 본 적이 없는데.”
“지금 보고 있잖아.”
“무슨 헛소리야?”
소년의 말에 태랑이는 커다란 불꽃을 만들었다. 그 불꽃을 소년을 향해 쏠 작정이었다.
태랑이가 불꽃을 던지려는 순간. 소년은 눈에 보이지 않을 속도로 달려와 태랑이의 가슴에 속으로 손을 집어 넣었다.
“으악!”
태랑이는 갑작스러운 소년의 공격에 비명을 질렀다. 가슴에는 참을 수 없는 통증이 느껴졌다.
소년은 태랑이의 심장을 마구 헤집었다. 잠시 후 소년의 손에는 피가 흥건히 젖은 씨앗이 들려 있었다.
“아직 싹이 트지 않았구나.”
태랑이는 가슴의 통증을 참으며 물었다.
“그게 도대체 뭐야?”
“이건 내가 너라는 증거지. 이 씨앗에서 싹이 나고 꽃이 피면 우리는 하나가 되는 거야.”
“하나가 된다고?”
“넌 나고, 난 너니까.”
“이상한 소리 하지마.”
태랑이는 손에 다시 커다란 불꽃을 만들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소년이 태랑이를 통과해서 지나갔다. 아니, 통과한 것이 아니라 태랑이의 몸속으로 들어갔다.
“으아아아악!”
태랑이는 온몸을 휘감는 고통에 몸부림쳤다. 비명을 지르지 않고서는 참을 수 없는 고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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