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된 거 같다. 타인의 감정을 지독하게 이입하고 있다는 것을 안 지가 말이다. 박수 치면 따라 치고, 울면 왜 우냐고 말은 하지만 속으로 따라 우는 나를 발견한 것이다. 안대를 쓰고 잠을 잤다. 잠이 올 리가 있나. 오래된 불면증이다. 저마다 자는 시간이 다르다. 아침이 오면 여름이었기에 살짝 벌어진 창문에서 소음이 대뜸 커졌다 작아졌다 커졌다 작아졌다 한다. 어떤 고양이가 분리수거하는 짧고 반복되는 소리도 들릴 때가 있다. 그러곤 정기 수거일에 어떤 작업자가 거대한 집게가 달린 크레인으로 짧고 반복되는 소리를 덜컹 쿵쾅 들려준다. 요란스럽게 오지 않던 연락이 도착해 있기도 한다. 달갑지 않은 연락이오니 거절한 것이다. 한번 거절을 해본 사람은 다음 거절이 쉬워짐을 알 테다. 참된 거절법을 터득하였으면 환호를 호! 호! 아니다. 불면과 거절의 순간이 도래할 적엔 나는 머리를 흠칫하며 정신을 가다듬을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분리수거하는 고양이 혹은 작업자 매일의 노동을 되감는다. 반복되는 매일매일의 노동, 바로 거기에 정답이 담겨 있는 것이었다. 영화 [퍼펙트 데이즈]에 확신이 담겨 있는 것이었다. 그 나머지는 무의미한 감정이입과 동작에 목매어 있을 뿐이었다. 그녀는 말한다. 그녀는 역시나 며느리 식당 사장님인 것이었다. 시가지로부터 들려오는 소음이 대뜸 들리기 시작한다면 말이야. 매일매일의 반복되는 찌개 끓이기와 밥 짓기, 그것만이 정답이란다. 그러니까 중요한 것은 저마다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 나가는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