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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eeprison Feb 14. 2023

최상이 아니어도 최선은 가능하다

2월  14일  일기  

미국을 대표하는 소프라노 르네 플레밍은 말했다.
"목소리 컨디션이 아주 좋은 날이 일 년에 7일쯤 됩니다. 
하지만 그런 날 무대가 잡힌 적은 없어요."




아침에 라디오를 듣다가 르네 플레밍의 말에 움찔했다. 

목소리가 아주 좋은 날, 공연이 잡힌 적은 없다고. 

그러니까 스스로 목소리에 만족하지 못한 채 무대에 올랐고 그 상태에서 최선을 다했다는 얘긴데...

어쩌면 인생이 그런 건지도 모르겠다.

완벽한 준비가 돼 뭔가를 하기 바라지만 그런 행운은 찾아오지 않는다.

언제나 부족한 채, 스스로의 부족함을 알면서 무대에 올라야 한다는 건, 결국 누구도 불안과 후회를 떨치기는 힘들며 그렇게 반성하고 노력하면서 다들 조금씩 나아진다는 얘기이리라. 

그나저나 그 말 뒤에 이어진 르네 플레밍의 노래는 컨디션이 좋은 날 녹음한 걸까? 도무지 흠을 찾기 어렵다.


사진 : 뿌리째 뽑힌 나무, 죽었으려니 했는데 속살을 드러낸 뿌리에서 새로 난 가지가 어엿하다. 간절한 최선 앞에서 잠시 할 말을 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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