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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eeprison Apr 23. 2023

왜요?

여관 옆 모퉁이에서 매년 봄마다 꽃 피우는 고마운 산딸나무 


“난로에 불을 지펴주세요!”
“왜요?”
“차를 좀 마시고 싶어요.” “왜요?”
 “목이 말라요.” “왜요?”
 “생물에게는 물이 필요해요.” “왜요?”
“살아 있기 위해서죠.” “왜요?”
 “살아 있는 것은 우리가 삶을 이어 나가는 데 필수적이에요.”
 “왜 삶을 이어 나가야 하죠?”     




철학자이자 음악가인 데이비드 로텐버그는 스물한 살 때 노르웨이의 고산 지대에 있는 오두막을 찾아갔다. 지구를 구하기 위해 교수직을 그만둔 늙은 철학자가 산다는 소문을 들은 것이다. 

일흔한 살의 철학자 아르네 네스는 그를 데리고 (네 사고력이 등반 기술보다는 나았으면 좋겠다고 투덜대면서) 암벽 등반을 했고. 둘은 이후 몇 년간 대화를 나눴다. 둘은 이런 식의 대화를 통해 “철학으로 접어들었다.” 

둘의 대화를 기록한 <생각하는 것이 왜 고통스러운가요?> 를 읽다가 위의 대화를 보고 깔깔 웃었다. 그러다 조용해졌다. 

강연 때, 독서회 때 질문을 청하면 다들 조용해진다. 어려서 질문했다가 야단 맞고 그래서 질문을 못하게 됐나봐요, 하는 말도 자주 듣는다. 그때마다 속으로 '비겁한 변명입니다' 한다. 어린시절을 핑계 대는 건 그만두었으면 싶다. 이미 오래 전에 어른이 되었고, 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기에 충분한 시간과 경험을 쌓은 뒤니까. 쉽게 핑계를 대기보다 스스로에게 솔직하게 물었으면 좋겠다.

나는 왜 질문할 줄 모르는 사람이 되었을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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