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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eeprison Apr 25. 2023

시, 웃다


읽었구나! 

  

혜린이니 다혜니 하루에도 서너 건씩

비아그라 성인 음란광고가 이메일에 쌓여서

스팸신고 하다 하다 못해

5년 만에 답장을 했다 


“저는 육십이 다 된 여자예요. 정력제 광고는 그만해주세요.”


그 뒤, 이메일 제목이 달라졌다 

비아그라 / 여성흥분약품 프리미엄 성인쇼핑몰 해외직수입 정품 


아직 ‘여성흥분약품’이 남았구나, 그렇다면

“육십이 넘었다니까요.”

이렇게 다시 답장을 해야 하나, 하다가 


그나저나 신통방통하다

내 답장을 읽었구나! 


누굴까 그 사람. 



도서관에서 양애경의 시집 <읽었구나!>를 보다가 킬킬대다. 하나도 어렵지 않은 재미난 시. 

근데 나도 잘 아는 외로움이 행간에서 비죽 고개를 내미네. 

멀지만 가까운 마음의 풍경 한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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