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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여명 Mar 12. 2024

너는 나보다 큰 용기를 가졌어

본 조르노, 아이와 함께 떠나는 이탈리아 여행

세월이 쌓이고, 나이에 무게가 더해지면 나아지리라 믿었던 수많은 것들이 여전히 크고 작은 긴장과 두려움으로 남아있음을 알 때 의연하게 곁을 지켜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참 다행한 일.


이륙을 하든, 착륙을 하든, 기류 변화로 비행기가 심하게 흔들리든 옆에서 잠만 잘 자는 아빠를 꼭 닮아, 태어나 처음 타 본 비행기에서도 잘 자는 널 보며 조금은 걱정을 덜었었지.


사실, 엄마는 비행기 타는 게 조금 무서워.

이 말이 행여, 너에게 없던 두려움을 만들지 않을까,

네가 더 자란 후에 고백하기로 미뤄두었지.

그래서 이륙 전부터 재밌다며 깔깔대는 네 옆에서 엄마도 같이 웃었어.


그런데 신기하지, 같이 웃으니까 꽤 괜찮더라. 엄마가 무서워하는 순간이 오면 신기하게 자다가도 깨서 손을 잡아주는 아빠가 있어서였을지도, 작은 너의 고운 미소 때문이었을지도, 우리가 함께 여행을 떠난다는 설렘 때문이었을지도, 아니, 아마 이 모든 것 때문이었을 거야.


하늘 위에서도 함께라,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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