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이와 나는 출장 겸 또 다른 미국 내의 도시 탐험을 위해 자동차에 올라섰다. 이번 목적지는 콜로라도에 위치한 넘쳐나는 절경의 도시 ‘덴버’이다.
엄밀히 말하면 드라이버인 웅이는 열심히 운전을 하고
조수석에 앉은 나는 재잘재잘 수다를 떨었다 잠을 잤다가 일어나서 간식을 뒤져 웅이 입에 넣어주기도 하며 나도 함께 먹는 과정의 반복이다.
기나긴 우리의 드라이브 코스는 도중에 주유를 해야 하거나 배가 고프면 근처 식당에서 테이크 아웃을 해서 먹고서 다시 출발하는 여정의 반복이다.
며칠 전 중간에 들르게 된 중국 음식점, 나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발걸음을 빠르게 종종 움직여 식당의 출입구를 찾아 향해 나아간다.
저만치 노부부가 차에서 내려 나와 같은 방향인 식당의입구로 향하는 게 보인다. 내가 식당문의 입구에 다다랐을 때는 노부부 중 할머님만 먼저 식당문을 열고 들어가셨고 할아버님은 나와 떡하니 동시에 문 앞에서 마주치게 되었다.
걸음은 느리셨지만 먼저 들어가라고 식당문을 열어젖혀 양보를 해주시는 재빠른 할아버님의 손놀림에 나는 감사하단 인사를 하며 먼저 식당을 향해 들어섰다.
그랬더니 바로 코앞에 놓인 또 다른 중문 앞에 할머님께서 식당 안으로 들어가시지 않고 할아버님이 계신 곳을 향해 고개를 쏙 빼고 기다리고 계셨다. 식당 쪽으로 나보다 먼저 들어가신 할머님과 그다음 할아버님의 양보로 들어간 나, 그리고 아직 식당 문 밖에 서있는 할아버님. 얼떨결에 노부부 사이에 중간에 끼게된 나.
나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서둘러 할머님 앞에 놓인 중문을 열고서는 할아버님과 함께 들어가시라고 문을 잡아 드렸다. 그랬더니 두 분은 웃으시며 사이좋게 식당에 들어가신다.
기운 넘치고 낭랑한 목소리로 우리 셋을 맞이한 식당 사장님은 먼저 들어온 노부부께 식사할 일행은 어떻게 되는지 묻는다. 노부부중 누군가 2명이라는 대답을 하고 연이어 할머님께서는 뒤에 서있는 나를 가리키며 ‘she is going to eat with us’라는 말을 재치있게 던지신다.
노부부, 식당 사장님, 그리고 나 그 자리에 있던 우리 네 사람의 웃음소리가 크게 식당 안에 울려 퍼진다.
상대를 향한 아주 작은 양보와 따뜻한 눈 맞춤 그리고 센스 있는 농담 한마디로 내 맘속에서는 방울방울 행복의 기운이 차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