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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별 릴리 Jan 19. 2023

기부금에 대한 후한 마음


직장인들이 연말정산을 하는 시기가 되었습니다. 정보제공 동의, 인적공제, 의료비, 기부금 등등 국세청 연말정산 서비스에서 내역을 확인하고 추가로 챙겨야 서류들이 제법 많습니다. 매년 반복해서 하는 작업임에도 할 때마다 버벅대고 뭐 하나 빠뜨리지 않을까 신경을 곤두세우게 됩니다. 세금을 더 내느냐, 돌려받느냐 중요한 돈과 관련된 문제이니 정신을 집중게 됩니다.


연말 정산을 하며 기부금 내역을 살펴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을 합니다.  


물가가 미친 듯이 오르고 있는 요즘, 내가 한 이 정도의 기부로 누군가의 삶에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사회에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종종 연예인들의 기부 소식이 들려옵니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주세요. ### 3000만 원 기부!'

3000만 원이라 저 같은 평범한 직장인이 듣기에는 제법 큰 액수입니다. 한 달에 250만 원 꼬박 1년을 모아야 가능한 금액이니까요. 상대적 박탈감을 조금 느끼며 자연스럽게 스크롤을 내려 기사의 댓글을 확인합니다.


'### 버는 돈이 얼마인데 3000만 원밖에 기부를 안 하냐!'
'고작 3000만 원 기부하고 생생 내지 마라 @@@은 1억을 기부했다.'

기부에 대해 칭찬과 존경을 표하는 댓글도 있지만 부정적인 댓글도 많습니다. 그런 댓글을 보면 조금 씁쓸해집니다.


저는 2015년 3월 우연히 지하철 역사 앞에서 무연고 장애인 어린이를 위한 단체 '승가원'을 처음 알게 되었고 그때부터 기부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매달 만 원으로 시작해 물가 상승을 고려하여 매년 천 원씩 늘어나는 방식으로 후원 신청을 했습니다.  


11000원, 12000원,.. 매년 천 원씩 늘어나다가 최근에는 삼천 원이 올라 20,000원이 되었습니다.


횟수로는 93회입니다. 93개월, 8년 가까이 기부했는데 금액은 127만 원을 조금 넘습니다.


2018년 열심히 뜨개질로 신생아 모자 뜨기(지금은 종료된 캠페인)를 하다가 세이브더칠드런에 2만 원씩 해외 후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 기부한 금액은 120만 원입니다. 


두 단체의 기부금을 합하면 약 250만 원니다. 너무나도 미미해서 어디 가서 기부한다는 말을 꺼내기도 민망합니다. 그냥 마음속으로 꾸준히 기부를 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자기 만족감을 가질 뿐입니다.










어떤 연예 자신이 가진 것에 비해 기부를 조금밖에 안 했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또 좋은 이미지를 얻기 위해, 세금을 줄이기 위해 기부를 한다는 생각을  수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자신이 기부한 것이 너무 보잘것없어서 드러내기 부럽다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오늘부터 저는 '나와 타인의 기부'에 대해 조금은 더 후~한 마음을 가지려고 합니다. 

가족이 아닌 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주려는 마음을 갖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지만, 누구나 하지 못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실천하는 것은 더욱 쉽지 않은 일입니다.


음식이나 물건에 대해 별점을 매기는 것처럼
누군가의 기부를 평가하고 있지는 않은가요?


스로에게 조금은 더 후해진 마음으로 +5000 후원증액을 누릅니다.


'더 많은 아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게 되었다'는 문구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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