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까지는 아니지만 저는 아침마다 분주하게 시간에 쫓기듯 투박한 양치질을 합니다. 시간적 여유가 있는데도 습관처럼 그렇게 합니다. 손에 힘이 잔뜩 들어가서인지 치약을 뱉으면 자주 피가 보입니다.
어린 시절의 저는 양치질을 하다 피가 나면 놀라고 당황했을 겁니다. 그러고는 다음에 양치질을 할 때 더 조심조심 했겠지요. 하지만 요즘은 양치질을 하다가 피를 보면 내가 이를 열심히 닦았구나! 양치질을 깨끗하게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조금 이상하지요?
이렇게 계속 양치질을 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잇몸을 상하게 하고 치아를 상하게 할 것인데도 말이죠. 치과 의사라면 분명히 습관을 고치라고 말할 것입니다.
업무, 집안일, 육아, 독서와 글쓰기, 주 3회 운동.. 게으름 없이 열심히는 살고 있는데 마음의 여유가 없어 자꾸만 힘이 들어갑니다.
근육을 수축하는 운동과 이완하는 운동을 해야만 건강하고 예쁜 근육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필라테스 강사 선생님이 해주신 말씀입니다.
마음의 근육도 수축과 이완이 필요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열심히, 고통을 이겨내면 성취를 이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도 나를 갈아 넣으며 열심히 살았어! 고생했다! 잘 버텼다! 스스로를 위안하며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하지만 힘든 것을 참기만 하며 살아가는 방식은 마음의 근육을 약해지게 만들 수 있습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게 된 결정적인 순간에 번아웃을 겪기도 합니다. 참을 수 있을 만큼 극한까지 몰아붙이고 나중에 바꾸려고 하면 너무 힘이 듭니다.
중간중간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나를 긴장하거나 불안하게 만드는 것, 불편하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만약 그쪽으로 자꾸만 신경이 쓰이고 마음의 초점이 모아진다면 편안함, 기쁨, 사랑으로 마음을 채우는 시간을 꼭 가져야 합니다.
근력 운동을 할 때 수축에만 집중해서 운동하면 운동 효과가 50% 이하이지만 수축과 이완 모두 집중하면 100%의 운동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책 '독한 것들의 진짜 운동법' 중
요즘 남편이 사업을 하는 것을 지켜보면 마음속에 기쁨의 순간도 있지만 자꾸만 불안과 초조함이 생깁니다. 주변 사람의 감정에 민감한 편이라 남편이 느끼는 감정이 순간순간 전달됩니다. 마음이 편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셀프케어를 하려고 합니다.
부드러운 양치질로 하루를 시작하고,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책을 읽으며 혼자만의 시간을 최대한 가지려고 합니다.
우선 몸에 힘을 빼고 거울 속 저와 눈을 맞추며 양치질을 해봅니다. 천천히 부드럽게 거품이 얼마큼 나는지 확인하면서 음미하듯이 그러고는 입안 가득한 거품을 뱉어냅니다. 피가 나지 않았습니다. 물로 깨끗하게 헹궈냅니다. 거울을 보며 입꼬리를 끌어올리고 숨을 들이마시며 상쾌한 기분을 느낍니다.
그리고 시간이 날 때마다 책을 읽고 마음에 드는 구절을 기록합니다. 중간중간 심호흡을 곁들입니다. 마음이 조이듯이 불편했던 것들이 사라지고 조금씩 편안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이 느낌을 최대한 유지하며 긍정적인 에너지가 차오를 때까지 반복합니다.
나를 가장 아껴줘야 할 사람은 '나'입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누군가를 사랑하고 또 사랑을 받는 것보다 그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바쁘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힘든지조차도 모르고 있지는 않은지, 참고 넘기고 있지만은 않은지 나 자신에게 물어보세요.
그리고 마음이 불편하다는 신호를 보낼 때는 잠시 멈춰서, 나를 우선순위에 놓고 마음의 근육을 풀어주세요. 원하는 만큼 더 멀리, 더 높이 달릴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