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줄곧 외향인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다.
처음 만나는 사람과도 어색함 없이 인사를 나누고, 금세 친구가 될 수 있는 사람.
내향인들이 보면 절로 한숨을 쉴 만큼의 텐션과 에너지, 친화력을 가졌던 사람. 그게 나였다.
그런데 지금의 나를 보면 영락없는 내향인이다.
어느 순간부터 텐션이 올라가 행동이 커지려 하면, 옆에서 곰돌이가 나를 슬쩍 누른다.
"나는 알아. 네가 지금 너무 불편한데 꾹 참고 있는 거잖아. 이 어색한 분위기를 벗어나고 싶어서 그러는 거지진짜로 기쁘고 좋아서가 아니라."
몰랐다. 내가 그런 사람인 줄.
그냥 나는, 원래부터 방방 뛰는 외향적인 사람인 줄 착각하고 살았다.
그런데 진짜 나는 무엇일까를 생각하다 보니, 나는 항상 사람들을 만나고 헤어진 뒤면
진이 다 빠져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어느 순간 훅 다운되어 있는 나.
그건 에너지를 너무 과하게 써버린 뒤에 찾아오는 부작용 같은 것이었다.
나는 외향인이 아니었던 걸까. 아니면 외향인인 척 버텨온 것이었을까.
어쩌면 외향인인 척 살아온 것 같다.
어색함이 싫어서, 불편한 감정을 빨리 털어내고 싶어서 스스로 만들어낸 외향적인 캐릭터.
그게 진짜 나인 줄 알았는데, 사실은 내가 나를 위해 만들어낸 일종의 방어막 같은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그걸 인정하고 나니, 신기하게도 마음이 좀 편안해졌다.
그렇다고 해서 그 모습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여전히 어색하고 불편한 사람을 만나면 오버스러운 내가 튀어나온다.
남들 눈에는 어딘가 과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런 내 모습이 익숙하고, 또 편안하다.
굳이 고치고 싶지 않았다. 그게 가짜든 진짜든, 어느새 그 모습도 나의 일부가 되어 있었으니까.
나를 잘 아는 사람들은 많이 변했다고 이야기한다.
변한 게 아니라, 원래의 나로 돌아온 것 아닐까?
그럼에도 이상하게 MBTI 검사를 하면 나는 아직도 E 성향으로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색하다 못해 미치겠는 상황이 나를 선택적 외향인으로 만드는 것 같다.
-윤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