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같은 나이
내 나이에 할머니가 된 엄마.
내 나이에 6살 아들이 있는 엄마.
내 나이에 인생이 가장 외로웠을 엄마.
요즘은 그런 생각을 많이 해요,
'내 나이에 엄마는 할머니가 되었잖아? 나는 아직도 결혼도 안 했고 혼자 살고 있는데?!?'
그런 생각하다 보면 그 나이에 정말 얼마나 힘들었을지를 생각하게 돼요,
나에게 주었던 결핍은 결핍이고, 엄마의 인생이 왜 그렇게 엄마의 인생은 왜 그렇게 흘러가야 했을까요
대체로 엄마를 이해할 순 없지만, 혹여 내가 아직 결혼하지 않아서 이해를 못 하는 걸까요?
아니면, 내가 아이가 없어서 이해를 못 하는 걸까요?
하지만 이제는 그 결핍만 붙들고 있기엔 내가 너무 많은 시간을 살아버린 것 같기도 해요.
어느새 나는 엄마를 원망만 하던 나이를 지나 엄마를 이해하려고 애쓰는 나이에 와 있어요.
엄마는 선택지가 거의 없던 시대를 살았고 나는 선택지가 넘쳐나는 시대를 살고 있어요,
엄마의 삶은 ‘선택’이라기보다 ‘주어진 역할’에 가까웠겠죠?
엄마를 이해해야 하는 위치가 아니라,
엄마와 나를 같은 거리에서 바라볼 수 있게 된 위치에 서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엄마도 한 사람의 인생이었고, 나는 또 다른 인생이라는 사실을 이제야 동시에 볼 수 있게 된 나이가 되었고
엄마의 고단함을 상상할 수 있게 되었지만 그렇다고 내가 받은 상처가 사라지는 건 아니고,
엄마의 선택을 이해하려 애쓰지만 그 선택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는 없는 상태인 것 같더라고요
이 중간 어딘가가 지금의 나이며, 이 자리는 생각보다 외로워요
그 누구도 편을 들 수도 없고 명확한 결론도 없어요,
다만 분명한 건 나는 이제 엄마의 나이를 살고 있고 엄마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이 나이를 지나가고 있다는 사실이죠,
그저 이 나이에 와서야 비로소 엄마를 '엄마'가 아니라 한 사람으로 생각하게 되었어요,
어쩌면 아직도 엄마에게 부족한 딸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엄마를 조금은 더 이해하게 되겠죠
난 아직 엄마가 많이 궁금해요.
세상에 우리같은 모녀가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