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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밤클라쓰 Aug 05. 2023

쾌감과 도파민. 얼음목욕 챌린지를 결심하다.

고통의 직접적이며 감각적인 경험.

고통과 이기심으로 가득한 세상을 고민하고 이에 대한 글을 쓰고 있다.

고통을 받아들이는 경험을 직접적으로 연습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약 1주일 뒤를 예정으로 얼음 목욕 챌린지 실행을 결심하게 되었다.


얼음물 목욕 챌린지에 대해 인터넷으로 검색을 했다. 발견한 댓글 중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말이 있었다.

내용이 똑같지는 않지만 내가 공감한 취지는 이러하다.


인생은 고통으로 가득하다. 얼음물 목욕을 통해 극도의 고통을 받아들임으로써 고통을 경험하고 감내하는 경험을 하는 것이다.라는 이야기였다. 내가 요즘 고민하는 고통으로 가득한 세상과 그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감각적 경험이 '얼음물 목욕'에서 맞아떨어졌다.


특히 다양한 후유증으로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경험하고 있는 내게 얼음물을 통한 강력한 도파민의 상승이 아주 효과적인 도움이 되어 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얼음물 목욕 언제 하는 것이 좋을까?


조던 피터슨이 유명한 모험가(추운 곳에서 활동하기로 유명한)를 초청하여 얼음물 목욕에 대해 여러 질문을 한다. 얼음물 목욕 언제 하는 게 좋을까요,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그런데 모험가의 답은 생각보다 구체적이지 않고 간단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다시 말하면 일단 좋은 것이기 때문에 이것저것 따지지 않아도 좋다. 그러니 그냥 해보라는 이야기였던 것 같다.


나는 처음에 아침에 할 생각을 했었다. 정신 수양을 하는 사람들은 왠지 아침의 시작을 얼음물 목욕으로 할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다시 생각을 바꾸었다. 매일 아침 외출해야 하는 나로서는 일단 이 모든 챌린지를 준비하기엔 아침이 적합하지 않다. 그리고 무엇보다 헬스 후에 어느 정도의 관절통을 겪는데 헬스 직후 진행하는 것이 이에도 효과적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얼음물 목욕을 결심하게 된 또 다른 계기.


그동안 헬스를 하고 따뜻한 물에서 천천히 찬물로 변화시켜하는 찬물 샤워를 해오고 있었다. 처음에는 그저 기분이 상쾌하고 때로는 도파민이 솟구치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더 큰 자극이 필요했다. 우리 집 찬물이 시원하지 않은 것인지는 몰라도 최대한 차가운 쪽으로 돌려서 찬물 샤워를 해도 그렇게 쨍하게 시원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그리고 찬물에서 느껴지는 어느 정도의 시원함도 샤워 시간이 지속될수록 익숙해지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더 큰 자극이 필요했다.


쾌감. 쾌락.


나는 루미큐브라는 숫자 조합 게임을 무척 좋아한다. 어느 정도로 좋아하느냐면 밝은 때에 집에서 자리를 잡고 친구와 대전을 시작하면 그 자리에서 해가 떨어져 깜깜해질 때까지 플레이를 이어간다. 재미있는 건 친구도 나도 게임에 1분 1초 눈을 떼지 못하고 집중하느라 자리에서 일어나 불을 켜러 갈 생각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결국 우리는 의자에서 엉덩이를 떼지 못하고 다급한 마음에 핸드폰으로 라이트를 켜서 불을 비추면서 게임을 하는 웃긴 장면이 연출된 적도 있다.


게임에 집중을 했을 때, 온 세상이 사라지면서 숫자와 나만이 존재하는 세상이 즐겁다.

여기서 게임의 쾌감을 극도로 끌어올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있다. 바로 커피이다. 나는 카페인에 약한 편이라 커피를 두 잔만 마셔도 심장이 두근대고 손이 떨린다. 루미큐브 게임을 하면서 커피 한 잔을 마셔주면 적당이 심장 컨디션이 고조되면서 머리가 빠르게 회전하게 된다.


평소에 쓸 수 있는 머리의 회전 속도보다 (체감상) 약 150퍼센트를 끌어올릴 수 있게 되는데 여기서 극도의 쾌감을 느끼게 된다. 커피와 숫자의 환상 조합. 어찌 보면 이야말로 나라가 허락한 합법적인 마약인 셈이다. 

그런데 온라인 루미큐브 대전에서는 이러한 쾌감을 별로 느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생각해 보면, '온라인 루미큐브는 패가 주어지는데 어느 정도의 패턴이 있는 것 같다'는 내 생각이 흥미를 떨어뜨리는 것 같다.(정확한 사실은 확신하지 못하지만.) 그리고 오프라인으로 했을 때 그 생생함이 훨씬 더 잘 다가와 느껴진다.


크라이오 테라피.


사실 이것저것 준비해야 할 것이 많은 얼음물 챌린지를 하기 전, 샵에 방문해서 옷만 갈아입고 하면 되는 크라이오 테라피를 알아보기도 했다. 크라이오 테라피는 옷을 벗고 통에 들어가 질소로 신체 온도를 영하 120도에서 190도까지 떨어뜨리는, 냉각 사우나라고도 불리는 치료법이다. 운동선수들이 많이 사용하는 치료이고 최근 셀럽들이 사용하는 것이 알려지면서 유명해졌다. 크라이오 테라피를 한다면 왠지 효과도 더 극적일 것 같고 귀찮게 목욕통과 매번 많은 양의 얼음을 준비하지 않아도 되니 더 좋은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잠시 들었다.


하지만 인터넷에서 얼음 목욕이 더 유명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정신 수양을 위해 크라이오 테라피가 아닌 얼음물 목욕을 추천하는 이유가 있지 않을까?


고통과 도파민.


인간의 이기심에 대해서 브런치에 글을 써오고 있지만, 특히 요즘 더욱 인간의 이기심과 그로 인해 비롯된 다양한 인간 세상의 고통에 대해서 무력감과 비통한 기분을 느끼곤 한다.

얼음물 목욕이라는 내 결정과 그 안으로 들어가는 내 의지를 통해, 감각으로 느낄 수 있는 극한의 고통에 들어간다. 그리고 그 안에서 경험하는 것들에 대한 후기를 올리는 것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무엇보다 도파민의 폭발적인 상승이 가져오는 정신적 변화가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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