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주간의 글쓰기... 그리고 나는....
1월 18일에 브런치 작가 승인을 받고 한달여 남짓이 지났네요.
퇴사하고 나서 회사 생활도 한 번 돌아볼 겸 주 2회씩 쓰니 10편의 글이 나왔습니다. 회사 생활로 따지면 한 10년 정도의 이야기가 담겼어요. 사실 퇴사를 결심하게 된 순간, 그리고 지금 이 꿈을 생각해보게 된 시점은 브런치 북에 담긴 이야기에서도 몇 년은 더 흘러야 합니다. 하지만 아직은 제가 그 이야기를 풀어놓을 자신이 없는 것 같습니다. 조금 더 시간이 흐르면 용기가 날 수 있을까요?
돌이켜보면 다 추억이 된다고는 하지만 기억을 떠올리며 지난 십수년간을 돌아보니 참 힘들게도 살았다 싶습니다. 그 때 친구들이 그러고 왜 회사를 다니냐고 했던 게 빈말은 아니었나봅니다. 그 때는 정말 일이 재미있고 신나서 사람이야 어떻든, 나는 내가 옳다. 그러니 나는 문제가 없다는 독기 하나로 버텼던 시간인 거 같아요.
의욕만 넘치던 20대, 30대 초반의 저는 일만 잘하면 언젠가는 잘 될거라고 믿었습니다. 맞다고 생각하면 들이받고, 휘어지지도 않고 버텼으니까요. 그나마 강단이 있었는지 부러지지는 않았던 거 같아요. 어린 친구가 호기롭게 덤비니 다들 많이 봐준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도 덕분에 저는 실무적으로는 참 많이 배웠습니다. 칭찬에 목말라서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고, 인정욕구가 엄청 강한 사람이었거든요. 그 이후에 저는 좀 많이 변했습니다. 항상 누군가의 적으로 살다가 인정해주는 사람과 함께 일을 한다는 게 어떤건지 배우게 되었거든요. 항상 독을 품고 있지 않아도, 누군가가 날 미워하고 있다는 걱정을 하지 않아도 믿어주는 사람이 있다면 내 실력을 펼칠 수도 있구나, 싸우지 않아도 인정받을 수 있구나 하는 걸 배웠던 것 같습니다. 사실 그 선배님께는 퇴사하는 그 날까지도 투덜대기만 하다가 나왔어요. 덕분에 이렇게 많이 성장했는데 좀 살갑게 했어도 됐을 것을. K-장녀가 진중하고 뚝심있는데 무뚝뚝하기도 해서 그런가봐요.
그래서 회사에서 저처럼 상처받고, 아파하면서 힘겹게 일하고 있는 누군가를 돕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길을 만들게 될지는 매일매일 고민하고 있지만. 그래도 차근히 준비하다 보면 정말 따뜻한 울타리 같은 그런 언니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