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단하기] 코너 안내

“감상”의 기록

by An

[에디터의 말]

우리가 가는 길 위로 발자국이 포개어 쌓여 있습니다. 진작 건너간 사람의 발걸음을 뒤쫓을 뿐인데 우린 왜 두려운 걸까요? 제 발에는 자신의 책임이 언제나 무겁게 뒤따르기 때문일 겁니다. 지나간 시간이 모두 꿈이라고 말하며 과거를 착취하는 권위 앞에 우리는 무기력하기만 한 건지 되물어야 할 때이기도 합니다.

[종단하기]에서는 세상으로 이미 던져졌거나 세상에 던져질 준비를 마친 하나의 텍스트를 중심으로 해석과 윤리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당신은 길을 걷고 있습니다. 고개를 벽면으로 돌린 순간, 어떤 텍스트(문학, 미술, 영화, 영상 등)가 당신을 관찰하고 있군요. 텍스트를 마주쳤을 때 우리는 쉽게, 또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내면, 간직한 추억, 생각하고 있던 것 등을 투영해 대할지도 모릅니다. 그런 과정은 정말 재빨리 일어나며 비평적으로 훈련되지 않은 사람일수록 벗어나기 힘든 함정이기도 합니다.


저라고 다를까요. 저도 한 명의 일개 시민입니다. 그러나 우리 모두가 비평가가 될 필욘 없습니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우리 모두는 인상 비평을 할 만한 자질을 갖고 있는지도 모르죠. 제가 지나치면서 숨을 멈췄던 단 하나의 텍스트, 그 순간을 여기서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두 개 이상의 텍스트가 교차비교되는 [횡단하기]와 [종단하기]의 차이는 그것입니다.


이곳에서는 순수문학뿐만 아니라 미술, 사진, 영화, 다큐멘터리 등 몇몇 순간을 짚어 토막글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그러나 알아두시길. 저는 글을 한번에 완성하지 않습니다. 블로그에 초고를 던진 순긴 퇴고의 굴레 속으로 저는 끌려 들어갑니다.(제 글쓰기 습관이기도 합니다.)


요 며칠간 저는 강박적으로 고치고 있습니다. 아마 그 변화마저도 약동하는 제 자신을 의미하는 것이겠지요. 글 뒤로 저는 숨어 들어가지만, 결국 제가 세계에 응답하는 방식이라고 느껴질 때, 저는 비로소 당신 마음에 도착해 있을 겁니다.


그렇게 여러분들과 연결될 때, 저는 자연스럽게 유폐되어 살아가는 현재에도 만족스러움을 느끼고 있을 겁니다. 시작은 ‘시’를 함께 읽어보시죠. 앞으로 쓸 5개 작품입니다.


1. 남해금산 - 이성복, 이성복의 실패


2. 눈사람 여관 - 이병률, 이병률의 쓸쓸함


3. 영화 원더풀 라이프 - 고레에다 히로카즈, 당신에게 들리나요, 지옥의 찬송이.


4. 영화 남한산성 - 황동혁 감독, 말의 생사가 갈라지는 곳


5. 자화상, 이중섭 - 깨끗하고 아름다운 죄

매거진의 이전글[종단하기] 4월 4주 차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