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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시대 기업의 인재 확보 전략

by HRKIM

들어가며


AI 기술의 진보는 기업의 인재 확보 방식에도 본질적인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과거에는 학력, 경력, 직무 단위와 같은 전통적인 기준에 따라 인재를 평가하고 선발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AI가 조직 전반에 스며든 현재, 이러한 방식은 더 이상 충분하지 않다. 인재 확보는 기업의 장기적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전략 과제가 되었으며, 스킬 기반 채용, 개인화된 지원자 경험, 내부 인재 활용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부상하고 있다. 더불어 인구 구조 변화, 특히 경제활동 인구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MZ세대의 가치관은 인재 전략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이들은 조직보다는 개인의 성장을 우선시하며, 수직적인 경력 경로보다 유연한 이동을 중시한다. 따라서 AI 시대의 기업들은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민첩하게 대응하며, 외부 인재 확보와 내부 인재 육성을 동시에 추진하는 이중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1. 인재 확보와 유지 전략의 새로운 패러다임


2025년 기업 채용 시장은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정규 공채가 축소되고 수시·상시 채용이 확대되는 등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기업은 구성원에게 맞춤형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만족도를 높이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으며, 장기적 관점에서 핵심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강력한 직원 가치 제안(EVP)을 마련하고 있다. 또한 단순한 학력이나 스펙보다는 미래에 필요한 스킬셋과 소프트 스킬을 갖춘 인재를 찾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송민호, 2024).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MZ세대의 가치관 변화가 있다. 이들은 조직의 성과보다는 개인의 성장과 자율성을 중시하며, 더 나은 환경이 주어진다면 이직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고려한다. 이러한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들은 유연근무제, 재택근무, 자율좌석제, 주4일제와 같은 제도적 유연성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특히 AI 인재의 경우, 높은 연봉뿐 아니라 조직문화, 권한 부여, 자율성 등 비금전적 보상 요소에 대한 기대가 크기 때문에, 이러한 요소는 핵심 인재 확보와 유지에 필수적이다(KB 경영연구소, 2025).


또한 AI 시대에는 급속도로 변화하는 기술과 비즈니스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스킬 기반 인재 전략의 중요성이 확대되고 있다. 기업들은 구성원들의 스킬 갭을 진단하고, 업스킬링(upskilling)과 리스킬링(reskilling)을 지원함으로써 변화에 대응하는 내부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불확실한 수요 변동에 대응하기 위해 내부 인재 활용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AI 기반 인재 매칭 플랫폼을 활용하여 필요한 인력을 신속히 재배치하고, 직원들에게 다양한 경력 성장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글로벌 기업 유니레버는 내부 인재 마켓플레이스 ‘Flex Experiences’를 통해 팬데믹 기간 동안 수요가 감소한 부서의 3,000여 명을 수요가 증가한 부서로 전환 배치함으로써 조직의 민첩성과 효율성을 확보한 바 있다(Green, 2021).


2. 스킬 중심 인재 확보와 리·업스킬링을 통한 경쟁력 제고


과거의 인재 확보는 직무 단위에 기반해 이루어졌다. 기능이나 업무 프로세스에 따라 직무를 세분화하고, 유사한 절차와 역할을 수행하는 직무 단위를 중심으로 인재를 채용·배치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이러한 방식은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조직은 ‘직무’보다 ‘스킬’을 중심으로 한 보다 유연하고 민첩한 인재 확보 및 운영 체계를 요구받고 있다(김주수, 2023).


실리콘밸리의 기업 사례는 이러한 변화의 방향성을 잘 보여준다. 구글은 지역, 서비스, 기능이 복합적으로 얽힌 매트릭스 조직을 운영하며, 다양한 프로젝트가 동시에 진행되는 가운데 구성원들이 자율적으로 팀을 구성하고 해체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구성원은 특정 직무에 고정되지 않고 다양한 기능과 서비스를 넘나들며 역할을 수행하고, 이를 통해 조직은 빠른 시장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동시에 구성원은 실무 경험을 통해 자신의 스킬을 확장하고 역량을 고도화한다. 이처럼 스킬 기반 HR 전략은 조직의 민첩성과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김주수, 2023).


동시에, 기술 발전과 자동화 확산은 노동시장에 구조적 충격을 주고 있다. 산업연구원(2024)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전체 일자리의 약 13.1%인 327만 개가 자동화로 대체될 위험에 처해 있으며, 제조업, 건설업,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 정보통신업 등이 주요 영향을 받을 산업으로 분석되고 있다(민순홍 외, 2024). 이러한 변화 속에서 조직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내부 인재에 대한 리·업스킬링 전략이 필수적이다.


글로벌 기업들은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아마존은 ‘Upskilling 2025’ 및 ‘Amazon Career Choice’ 프로그램을 통해 기술 교육과 경력 전환을 지원하고 있으며, AT&T는 ‘Future Ready’, IBM은 ‘New Collar’ 프로그램을 통해 직원 역량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김창일, 2024). HSBC 또한 ‘AI 앰배서더 프로그램’을 통해 구성원 수준에 따라 맞춤형 학습 경로를 제공하며, AI 활용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KB경영연구소, 2025). 이러한 프로그램은 단순한 교육을 넘어, 인재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로 기능하고 있으며, 기업의 미래 생존 가능성과 직결되는 핵심 자산으로 작용하고 있다.


결국 스킬 기반 인재 확보와 리·업스킬링은 출발점은 다르지만,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조직의 민첩성과 경쟁력을 높인다는 공통된 목표를 갖는다. 스킬 중심의 인재 확보가 “외부 채용 전략”이라면, 리·업스킬링은 “내부 인재 육성 전략”으로서 상호 보완적으로 작동하며, 이를 통해 기업은 불확실성의 시대에도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


3. 내부 인재 탐색과 유연한 인재 활용


기업이 필요로 하는 스킬을 가진 인재를 확보하는 일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맥킨지는 글로벌 기업의 87%가 기술 인재 부족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2030년까지 일자리에 요구되는 기술의 70%가 바뀔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기업 HR 담당자의 73%는 지원자 절반 이상이 채용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더구나 생산가능인구(15~64세) 자체가 감소하고 있어 인재 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국내 생산가능인구는 2020년 이후 지속적으로 줄어들어 2030년에는 약 300만 명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과 일본 등 선진국에서도 유사한 인구 구조 변화가 진행 중이다(곽연선 외, 2025).


이러한 상황 속에서 글로벌 기업들은 외부 인재 채용뿐 아니라 내부 인재 탐색에 주목하고 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 유니레버, 구글, IBM,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AI 기반 내부 인재시장(Internal Talent Marketplace)을 도입해 필요한 스킬을 가진 인재를 사내에서 찾아 활용하고 있다. 이 플랫폼의 핵심은 구성원의 스킬, 경험, 경력 목표를 분석해 다양한 직무와 프로젝트와 연결하는 데 있으며, 동시에 구성원이 새로운 역할에 필요한 역량을 스스로 개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준다(곽연선, 2025).


내부 인재 탐색과 유연한 활용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데이터 관리가 필수적이다. 스킬의 정의가 명확해야 하고, 동일한 스킬이라도 직무·산업·시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수 있으며 수준 또한 구분되어야 한다. 이러한 데이터가 정교하게 관리될 때 비로소 효과적인 내부 인재 매칭이 가능하다. 실제로 링크드인 연구에 따르면, 내부 이동을 적극 장려하는 기업은 구성원의 근속 기간이 평균 53% 길고, 자기개발을 위한 학습 동기도 17%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우수 인재의 이동으로 인력 공백이 생길 수 있어 리더들이 반발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조직 전체의 긍정적 효과를 인식시키고, 이러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지속적인 소통과 더불어 명확한 가이드라인 수립, 교육 지원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곽연선 외, 2025).


나가며


AI 시대의 인재 확보는 더 이상 채용 부서만의 과제가 아니라, 기업 전체의 경영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외부적으로는 스킬 중심의 채용과 함께 지원자에게 매력적인 직원 가치 제안(EVP)을 제공해야 하며, 내부적으로는 리스킬링·업스킬링과 내부 인재시장을 통해 보유 인재를 유연하게 재배치해야 한다. 이러한 전략은 단순한 인재 유지 차원을 넘어서, 조직의 민첩성과 지속 가능성을 강화하는 핵심 역량으로 작용하며, 결국 인재 확보 경쟁에서 앞선 기업만이 변화의 시대 속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인재 확보는 앞으로도 기업이 노동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남을 것이다.




Reference

김주수. (2023). 일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스킬 중심 HR rethinking. 머서. https://www.mercer.com/ko-kr/insights/talent-and-transformation/skill-based-talent-management/hr-rethinking/

Green, D. (2021). How Unilever has created a culture of internal talent mobility (Interview with Jeroen Wels) (Episode 57) [Audio podcast episode]. In Digital HR Leaders. myHRfuture / Insight222 Limited. https://www.myhrfuture.com/digital-hr-leaders-podcast/2021/3/2/how-unilever-has-created-a-culture-of-internal-talent-mobility

송민호. (2024). [기고] 채용 패러다임의 변화...AI와 개인화된 채용 전략의 시대. ZDNet Korea. https://zdnet.co.kr/view/?no=20241213085249

곽연선, 전재권. (2025). 사내에 숨겨진 고수, AI가 찾아드립니다. LG경영연구원 보고서

KB경영연구소. (2025). AI 인재는 어디로 향하는가: 국가 간, 기업 간 치열해지는 AI 인재 확보 경쟁. KB 지식 비타민

김창일. (2024). [전문가칼럼] 4차 산업혁명 대비를 위한 전략, 업스킬링과 리스킬링*. GS칼텍스 미디어허브. https://gscaltexmediahub.com/future/upskill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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