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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 26

미술관에 다녀와서

by 매글이

미술관에 다녀왔다. 늘 가기전에는 갈까말까 고민하지만 다녀오면 내면이 차오르는 느낌이 들어 좋다.


가장 좋은 점은 내 모습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계기가 된다는 점이다. 작품들을 거리를 두고 바라보며 내 안의 나 역시 거리를 두고 바라보게 된다.


잘그린 그림 보다는 추상성이 강한 그림들이 오히려 좋다. 누가봐도 멋진 그림 말고, 내 마음에 강하게 들어오는 작품들이 있고, 한참을 머물러 생각하게 된다.


작가는 이 그림을 그리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지금 내가 드는 생각과 같은 것일까? 달라도 상관없다. 내 마음에 어떤 식으로든 자극이 되었다는 데에서 작가와 관람객은 작품을 통해 공명한 셈이다.


예술이 가진 힘이다. 다르게 바라보는 계기를 제공해 준다는 것. 예술품이 치유 자체는 아니지만 그것을 바라보며 나의 관점을 달리 해보게한다.


일상에서는 가까운 것은 너무 가깝게 보아 시야가 좁아지고, 멀리 있는 것은 너무 멀어 자세히 관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관찰을 하려면 적당한 거리가 필수인 듯.


이번 전시에서는 마음에 드는 작품도 만나 좋았다. 돌하루방 주변이 활활 타오르는 모습을 찍은 사진같은 작품. 어떤 조건과 상황에서도 평온한 미소를 잃지 않고 단단히 서 있는 돌 조각상의 표정은 내가 원하는 온화함과 단단함의 조화다.


작가의 의도가 내 생각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지만, 괜찮다. 나는 나대로 이 작품이 마음에 파장을 일으켰고, 내가 추구하는 게 어떤 가치인지 다시한번 깨닫는 시간이었으니 나를 마주하는 귀한 시간이었다.


또 다른 작품 해설 중에는 이런 말이 있었다. 같은 강물에 발을 두 번 담글 수 없다는 어느 철학자의 말이 있고, 이는 물만 흐르는 게 아니라 내 발도 변했다는 뜻이라는 것.


이 말이 많이 와닿았다. 물에서 시작해서 물로 끝나는 이 지구의 현상들이 돌고 돌아 형태가 변화하며 결국은 제자리로 돌아오게 된다. 에너지가 변한만큼 형태가 변화하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변화는 일어난다. 결국 치우침 없는 균형이 우주의 원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월이 변해서 야속할 것 없다. 시간을 보내며 나 역시 다른 사람이 되었을 테니까. 실패를 했던 상처를 받았던 그 경험 안에서 무언가 느낀바가 있었을 것이고, 그 깨달음은 나의 고정관념으로 굳든 성장의 기회가 되든 됐을 것이니까.


사람의 이성과 생각이라는 것이 그리 합리적이지 않다는 걸 자주 느낀다. 내가 경험하고 본 것 만큼 제한된 시야에서 판단하게 되고, 그 생각들은 하나의 편향을 이루는 경향이 있다. 마치 내가 그런 사람인것처럼 그렇게 되버린다.


합리적이지 않은 생각이 갖고있는 힘이 강한 게 문제이기도 한데,거꾸로 생각해보면 그런 강한 힘을 갖고있는 생각이라는 것을 잘 활용하여 원하는 현실을 창조하는 데 써야겠다 생각도 든다.


생각과 현실은 일방적이 아니라 서로 영향을 주고 받을 수 있다. <퓨처셀프> 책에서도 강조하는 것처럼 내가 원하는 미래를 먼저 구체적으로 그리는 작업이 먼저다. 그래서 비전보드가 강력한 힘이 있는 것인가.


<시크릿>에서도 강조하는 바다. 스스로 많은 것을 갖고 있고, 이미 부자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강조한다. <더 해빙>에서도 마찬가지이고. 없으니 가져야겠다는 생각은 결핍에 초점을 맞추는 생각이고, 가진 것에 감사하는 마음은 계속해서 같은 것들을 끌어당긴다. 그래서 현재 가진 것에 초점을 두는 생각이 중요하다.


비슷한 주파수끼리 끌어당기고 , 전체적으로는 균형을 맞추어 나가는 우주의 원리를 잘 알고 활용한다면, 우리 각자가 빛나는 잠재력을 좀더 잘 발휘하며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전시회를 다녀와서 이런저런 생각들을 할 수 있었다.

나의 시간들을 돌아보는 시간이기도 했다. 돌이켜보면 모두 균형을 찾아가는 시간들이었다. 별 생각없이 그저 남들이 좋다는 것만 따라가던 시간을 지나,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은 시간. 막상 찾으니, 내가 원하는 것을 하기 위해 필요한 기반이 현재 내가 살아가는 일상임을 깨닫게 된 시간까지.

이 과정 모두가 균형을 찾아가는 시간이었기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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