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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 29

자유로운 사람은 자신을 믿는 사람

by 매글이

독립적이고 창의적인 사람, 자유로운 사람은 자신을 믿는 사람이라는 문장을 읽고 생각해본다.


자유롭게 살기를 원하는 나. 대체로 그리 사는 것 같다가도 순간순간 발목을 잡히는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원인을 찾아가본다.


평온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지만, 내 안에는 불안과 두려움이 여전히 많다. 내 안의 좋은 에너지들을 맘껏 발산하고, 발휘하며 살고싶은 욕구가 강한 반면, 무언가 시도하려고 할 때 상상의 나래를 끝까지 펼쳐보다보면 이내 마음을 접게된다.


완벽주의 성향 때문일까? 완벽히 준비되지 않으면 시도할 필요가 없다 느끼는. 그러한 때는 평생 오지 않는데 말이다.


두려움이 발목을 잡는다 느꼈었다. 실수하면 어떡하지? 하다 잘 안되면? 새로운 사람을 만나도 관계가 끝까지 이어지지 못하면 어쩌지? 이런 생각들이 두려움을 만들어낸다 생각했었다.


두려움의 뿌리를 쫓아가본다. 혹시 나를 믿지 못하는 건 아닐까? 새로운 일은 끝까지 갈 수 없을거란 믿음, 새로운 사람은 만나도 깊은 관계로 끝까지 못간다는 믿음이 내안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왜? 끝까지 가야한다 생각하는 걸까? 말도 안되는 기준이 내 안에 있음을 깨닫는다.


모든 일을 한번 해본다고 해서 평생 해야한다는 법 없잖아. 사람 역시 마찬가지. 한번 만난 사람이 평생 내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도 아니잖아.


뭐든 잘해야하고, 뭐든 시작하면 끝까지 가야한다는 기준은 분명 내가 세운 기준일테지. 하지만 말도 안되는 기준이다.


이런 환상적인 기준을 갖고 나 자신을 대하니, 나를 지나치게 다그칠 수밖에.


다행히 내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게되면서 전보다는 나에게 관대해졌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


그리고, 생각해보면 내가 꾸준히 지속하고 있는 일들도 있다. 위기가 있었지만 직장도 퇴사안하고 다니고 있고, 글을 쓰는 것도 수년째 매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10가지중 잘하고 있는게 8가지라면 나는 늘 한 두개 그렇지 않은 것에만 신경을 곤두세운다. 그리고 그렇지 않은 한두가지도 과거의 상처가 되었던 경험에 기반한 생각들일 뿐. 과거 생각에 얽매여 미래에도 그런 일이 일어나면 어떡하지 싶어 미리 걱정하는 것이다.


결국 내가 느끼는 온갖 두려움은 시작하면 끝까지 가야한다는 이상한 기준이 바탕이 되어, 그렇게 하지 못할 거라는 나에 대한 불신에서 나오는 것이었다.

부족한 내 모습에 실망할까봐 두렵고, 사람이 싫어질까 두려운 것은 표면적인 이유고, 더 깊은 곳엔 반드시 끝까지 가야 한다는 강박적인 기준이 있었던 거다.

한 번만 시도하고 두 번 하지 않아도 괜찮다. 어떻게 세상 모든 일을 평생 하고 살겠는가. 만나는 수많은 사람 중에 나와 진실한 관계를 이어가는 사람은 소수인 게 정상이다.


내게 맞는 일, 결이 맞는 사람을 찾아 나답게 살아가는 여정이 인생이다. 많은 시도를 거쳤기에 지금 이만큼이라도 나다운 모습을 찾은 것이고.


그동안 갖고 있었던 이상한 기준부터 버려야 겠다. 아무렴 어떠하리. 한 번만 시도하고 더이상 하지 않는들, 해본 만큼 얻는 게 있을 것이다. 관계 역시 내가 의도적으로 끊지만 않는다면 가늘게라도 이어질 수 있고, 설령 너무 맞지 않아 끊는 관계가 생긴다해도 그럴 수 있다. 서로에게 독이되는 관계도 있으니까.


순간순간에 의미를 부여하면 세상에 의미없는 일, 순간은 없다. 끝까지 가야만 의미있는 게 아니다. 한 번의 가치, 한 걸음을 내딛어보는 데 의미를 크게 부여하며 살아야겠다.


내 안의 기준을 다시 새롭게 세팅하는 것만으로도 두려움이 많이 줄 것이라 믿는다. 두려움은 원래 실체가 없다.


내가 설정한 기준, 과거의 특정 기억과 상처, 이런 것들로 인해 내가 만들어낸 틀 속에서 떠다니는 연기같은 존재이니, 내가 만든 그 틀을 부술 수만 있다면 두려움은 연기처럼 다시 사라지겠지.


순간에 의미를 부여하며 오늘하루, 오늘의 발에 감사하며 살자. 내게 맞는 일이라면 알아서 꾸준히 하게되고, 결이 맞는 사람이면 과하게 애쓰지 않아도 내곁에 오래 남게 될 것이다.지금까지 그래왔듯, 나다운 모습을 자연스레 잘 찾아갈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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