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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매글이 Sep 01. 2024

글을 쓰는 이유

글을 쓴 지 몇 년이 지난 시점에서 쓰는 이유에 대해 한 번 생각해본다. 그동안 그냥 쓰는게 재미있었다. 내 마음을 들여다보기 위해 끄적이기 시작했고, 무언가 술술 써지는게 신기했다.


마음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이 행복했다. 이렇게나 할 말이 많았는데 내 마음은 그동안 어찌 참았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들을 준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는 주인을 만나게 해 미안하기도 했고.


관심이 타인에게로만 향해 있었다. 남이 보는 나에 대해서는 신경을 곤두세웠지만 내가 바라보는 나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었으니까.


누가 쓰라고 하지 않아도 매일 글을 쓰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고, 그런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글을 쓰다보니 일상의 소소한 순간들을 좀더 자세히 관찰하는 습관이 생겼고, 그것은 즐거움과 감사로 이어지게 된다. 매일매일이 전보다 더 생기있어졌다.


내가 완성한 글이 단순한 글자의 합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나의 삶에 활기를 불어넣어주는 느낌이다. 글을 쓰는 동안 즐겁고, 쓰고나서 다시보면 긍정의 기운이 또 샘솟는다. 선순환을 느끼다보니 일상의 소소한 순간들을 찾는 매력에 더욱 빠져들게 된다.


하루를 살며 좋은 것들을 더 많이 찾아내고 싶고, 발견해낸 나의 모습에 적지않은 성취감도 갖게 된다. 생각도 긍정적으로 되어가는 것 같고. 단순히 재미있어서만 쓰는게 아니라, 내 삶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글쓰기라는 생각이 든다.


초반에는 글쓰기를 나의 꿈, 직업을 자꾸 연결시켜 생각을 했었다. 글쓰기 능력을 키우는 것은 새로운 일을 하는 데 기반이 될거라는 생각도 있었고. 하지만 지금은 꼭 무언가와 연결짓지 않아도 글쓰기 자체의 효용을 체감하고 있으니 그걸로 충분하다. 같은 사건, 동일한 상황에서도 좀더 편안하고 만족하며 즐거울 수 있는 필터, 세상을 보는 긍정적인 눈을 갖게 되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수확은 내가 나를 이전보다 좀더 사랑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오로지 남들에 눈에 비춰진 모습, 남들이 평가한 모습으로만 내 자신을 인정했던 나. 이제는 스스로 나의 가치를 인정하는 법을 조금은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그저 재미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내 삶을 긍정적으로, 활력있게 바꿔주는 마법의 글쓰기라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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