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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지훈 Apr 06. 2024

쓰는 삶이 아닌 쓰는 삶

삶의 메커니즘을 바꿨다.

처음 삶의 메커니즘에 대해 고민하게 된 계기는 일 때문이었다.


콘텐츠에 대한 고민을 하던 중 '콘텐츠는 역시 In-put이 있어야 Out-put이 나오는구나.' 하는 근본적인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콘텐츠 기획자는 필히 많이 듣고, 많이 보고, 많이 경험해야 한다. 콘텐츠의 양으로 보나 질로 보나 소스가 많아야 하는 것은 당연한 얘기다. 그래서 한편으로 콘텐츠를 만드는 이들에게는 경험하는 것이 곧 일이자 돈을 버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단편적인 예로 누군가는 여행을 다니며 돈을 쓰지만 누군가는 여행을 다니며 돈을 번다. 다시 말해, 같은 경험으로도 버는 자가 있고 쓰는 자가 있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쳤을 때, '그럼 나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네.'하고 넘어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들었다. 나는 유튜버도 마케터도 작가도 아니었다. 콘텐츠를 만들 일이 없는 나에게 경험이란 그저 소비일 뿐이었다. 그렇다면 생각을 조금 바꿔서 기획자에게 경험이 자산이라면, '본인의 경험을 토대로 콘텐츠를 만들었을 때, 즉 본인 스스로 기획자가 되면 누구나 본인의 경험을 써먹을 수 있게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이 생각은 거시적으로 봤을 때 어떠한 삶의 원리 따위를 깨우친 것 마냥 '진리'를 얻은 느낌이었다.


예로부터, 사람은 기술을 배워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된다. '기술이 없으면 결국 치킨집이라도 차려야 한다.'가 요즘 버전인 듯하다. 여기서 '기술'이란 결국 '팔 것'을 뜻한다. 같은 맥락으로 요즘은 기술을 배우기에도 상품을 만들기에도 너무나 좋은 환경이다.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어떤 것이든 다른 누군가에게는 필요한 것이고 알고 싶은 것이다. 따라서, '팔기만 하면 된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조금은 피곤할 수도 있지만 약간의 강박이 들었다. 귀에 들리는 것, 눈에 보이는 것들이 전부 하나의 콘텐츠로 보이기 시작했다. 나에게는 당연한 것이지만 누군가에겐 당연하지 않을 수 있다. 내가 하는 일, 내가 사는 곳, 내가 처한 환경 같은 것들을 모두 어떤 종류로든 남기고 싶어졌다.

(물론 지금은 적절한 밸런스를 찾아 On-Off가 가능해졌고, 크게 스트레스를 받거나 피곤한 삶을 살진 않는다)


이러한 생각을 가지게 된 지 만으로 약 2년 정도 된 듯하다. 그러면서 겉으로 보기엔 큰 변화가 보이지 않을 지 모르지만, 내면적으로 큰 변화가 생겼다. 나는 이를 '삶에 대한 메커니즘의 변화'라고 말한다. 가장 큰 변화는 소모적인 삶에서 생산적인 삶으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사소한 경험도 써먹기 나름이라는 것을 알았고, 때문에 보고 느끼고 배운 것에 대한 아카이빙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체감하게 되었다. 그래서 기록하고 저장하며, 소비하는 삶이 아닌 생산하는 삶으로 큰 틀을 조금씩 바꿔가고 있다. 쓰는(spend) 삶이 아닌 쓰는(use) 삶을 살기로 결심했다. 부와 명예를 위해라기보단 적어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을 때 뒤돌아 보며 추억하고 회상할 수 있는 무언가는 남아있기를 바란다.


위 글은 처음이라 모든 것이 낯설고 어려운 현생 1회 차 한 20대 청년이 기록하는 일, 사람, 환경 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유용한 정보가 또 다른 이에게는 공감이 또 다른 이에게는 지난날에 대한 위로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청춘기록 #청춘을글이다 #日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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