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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나무 May 22. 2024

이탈리아 로마(유럽 5)

유럽 쥐를 만나다.

여행이 마냥 즐겁지 않은 경우가 생기는데 바로 남편 펭귄과 싸웠을 때이다. 정확히 무엇 때문에 싸웠는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내가 화를 내기 시작하면 남편 펭귄이 들어주다가 삐지는 것이다. 로마를 관광하고 돌아온 숙소에서 다투고 서로 말을 하고 있지 않다가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테르미니역 근처 푸드 코너에서 먹거리를 사기 위해 둘이 길을 나섰다. 각자 뿔이 난 채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걸어갔다. 남편 펭귄이 앞에, 내가 뒤에 걸어가는데 갑자기 유럽쥐가 우리 사이를 지나가는 것이다. -여기서 유럽쥐라고 말하는 이유는 정말 영화 '라따뚜이'에 나오는 큰 쥐를 강조하기 위함이다.-나는 나도 모르게 소리를 꽥꽥 지르며 당황해서 들고 있던 에코백을 집어던지고 남편에게 달려갔다. 영문도 모르는 남편에게

 "쥐, 쥐, 쥐!!"

그리고 남편에게 내가 던진 에코백을 가져와 달라고 부탁했다. 그동안 로마는 소매치기가 많다며 가방을 감싸고 다닌 나인데 이런 나의 모습이 황당했는지 남편은 피식거리며 가방을 가지고 왔다.

그리고 나는 남편의 팔짱을 꼭 붙들고 걸어갔다. 유럽쥐는 다신 만나고 싶지 않으나 덕분에 우린 손 꼭 붙들고 돌아왔다.

PHOTO  2023. 04. 08. By J. E.

#유럽쥐 #라따뚜이쥐

#테르미니역

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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