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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기선 Aug 23. 2024

마고 할머니

한국의 창세신화

인류 문명의 창세 신화라고 하면 에덴동산 이야기를 많이 떠오르시죠?

에덴동산의 이야기에서 신은 축복과 저주라는 당근과 채찍으로 인간을 다스립니다.

신과 인간이 분리된 가운데 신은 때로는 축복을 때로는 저주를 내리며 인간의 의식을 지배합니다.

반면 한문족의 창세신화 마고이야기에서는 신과 인간은 평화와 공존의 철학 속에서 일체를 이루고 자연과 인간의 합일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마고 창세신화를 제대로 알면 우리가 왜 하늘, 땅, 사람이 하나라는 천지인 정신을 갖게 되었는지 널리 사람과 세상을 이롭게 하라는 홍익인간 정신으로 나라를 세웠는지 머리가 끄덕여질 것 같습니다.

우리의 미래세대인 아이들도 그리스 로마 신화만큼 흥미진진하게 가졌으면 해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햇빛이 따스하게 비칠 뿐 눈에 보이는 물체는 없었다.

여기 우주의 음과 양이 만나 완전한 생명체가 탄생하니 이것이 바로 인류의 시원 마고 어머니다.

지구어머니 마고가 다시 우주의 음양으로 자손을 낳았다.

이들의 이름은 궁희와 소희였다.

마고 어머니가 우주의 조화로운 법칙과 음률로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니 이때 인류 최초의 율려가 시작되었다.

마고 어머니는 율려에 이어 땅과 바다와 불을 지구 위로 내려놓으셨다.

산천이 아름답고 짐승과 새들이 노니는 아름다운 지구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마고

수많은 별들 중에 지구는 우주 속 한 알의 구슬에 지나지 않는다.

"율려가 부활하면서 천지가 창조되고 중심의 거대한 기운 덩어리가 폭발하여 무수한 별들이 생겨나고 바다와 육지가 이루어졌다.

따뜻한 기운이 땅 속 깊은 곳까지 감싸 햇빛과 열로 따뜻해지니 온갖 생명체가 번성하게 되리라."(삼일신고 중)

궁희와 소희도 마고처럼 우주의 음향으로 4명의 아들과 4명의 딸을 낳았다.

이들이 바로 환궁씨, 백소씨, 천궁씨, 흑소씨 였다.

궁희와 소희는 마고성의 지율을 먹여 자손을 키웠다.

이어 4명의 아들과 4명의 딸들이 마고 어머니의 명으로 갈빗대를 열어 또 다른 자손을 출산하게 되고 이들이 바로 최초로 지상에 나타난 인간의 시조였다.

이때부터 남녀가 만나 서로 결혼을 하고 자손을 늘려 3000여 명의 사람들이 마고성 안에 살게 되었다.

이들은 누구보다 자유로웠고 순수했으며, 하늘과 맞닿은 빛적인 존재 그 자체였다.

마고성의 사람들은 소리 내지 않아도 듣고 말할 수 있었고 항상 하늘의 율려움을 들어 조화의 이치를 아는 하늘의 자손이자 신과 같은 존재였다.

그러던 어느 날 지소 씨가 여러 사람과 이들의 유일한 에너지인 지유를 마시러 유천에 갔다.

하지만 마고성에 사람이 늘어 사람에 비해 지유샘이 작으니, 지소씨는 여러 사람에게 차례를 양보하고 자신은 지유를 마시지 못하고 돌아왔다.

지소씨에게는 이런 일이 다섯 번이나 있었다.

배가 고픈 지소씨는 언덕 위에 쓰러져 무심코 그곳의 열매를 맞보게 되었다.

포도열매의 몇 알은 그 단맛이 너무 강하고 유혹적이어서 지소씨의 오감을 살아나게 하는 대신 천상의 조화를 잊게 하였다.

시소씨는 "이 어찌 알릴 수 없겠는가? 넓고도 크구나! 이것이 바로 포도의 힘이던가"라고 외쳤다.

신기하게 여기 사람들이 포도를 맞보니 과연 그 유혹적인 맛이 시소 씨에 감탄과 같았다.

여러 사람들이 그 자리에서 포도를 맛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포도의 강한 맛으로 인해 오감이 살아난 마고성의 몇몇 사람들은 이가 생기고 입안에는 타액이 생겨났다.

피와 살이 탁해지고 마음이 어지러워 마침내 하늘의 법과 조화의 율려를 잊어버리니, 더 이상 이들의 모습은 아름답지 않았다.

사람들이 포도를 처음 맛보고 알린 지소씨를 원망하자 지소씨는 부끄러워하며 무리를 이끌고 성을 나가 숨어버렸다.

포도열매를 먹은 사람들과 이를 지켜내지 못한 사람들 모두가 성을 나가 이곳저곳으로 흩어졌다.

마고성의 어른인 황궁씨는 어린 자손들을 불쌍히 여기며 한탄했다.

"너희의 미혹함이 커서 본성이 변했으니, 어쩔 수 없이 성을 나가야만 한다.

하지만 유혹을 물리치고 스스로 깨달아 천성을 되찾게 되면 다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사람의 어른이었던 환궁씨는 백모를 묶어 마고 어머니 앞에 사죄를 했다.

"저어게 모든 잘못이 있으니 저를 탓하시옵소서. 제가 무리들과 천성을 되찾아 다시 돌아오겠나이다. 맹세하오니, 저의 복본의 맹세를 들어주소서."

환궁씨는 마고 어머니 앞에 깨달음으로 다시 마고성으로 돌아오겠다는 복본의 맹세를 했다.

오감이 살아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는 오미의 재앙이 거꾸로 밀려오니, 이는 성을 나간 사람들의 어리석음이 더더욱 커지고 있음이다.

우리가 마고성을 지켜 내려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완전한 모습으로 보존해야만 한다.

이제 마고성의 어른인 나(마고), 황궁씨, 백소씨, 청궁씨, 흑소씨는 사방으로 흩어져 살아야 하니 어디에 가더라도 복본의 맹세를 잊으면 안 된다.

황궁씨가 칡을 캐어 식량 만드는 법을 가르쳐 주고, 사방으로 나뉘어 살 것을 명하였다.

청궁씨는 무리를 이끌고 동쪽의 운해 주로, 백소씨는 서쪽의 월식 주로, 흑소씨는 남쪽의 성생 주로 가고 황궁씨는 가장 춥고 험한 북쪽의 천산주로 갔다.

복분의 맹세를 한 황궁씨가 스스로 약속을 지키기 위한 선택이었다.

천산주에 도착한 황궁씨가 복본의 맹세를 다시 한번 되새기고 무리에게 천지의 도를 닦아 실천하는 일을 도왔다.

황궁씨의 뜻은 아들 3형제에게 전해졌다.

황궁씨의 장자인 유인 씨 역시 아버지의 뜻을 따라 본성을 찾고 우주의 근본이 하나임을 밝히는 일에 온 정성을 쏟았다.

아들 3형제와 무리에게 복본의 맹세를 분명히 전하고 장자인 유인 씨에게 천부인을 물려준 황궁씨는 천산으로 들어가 율려를 잊는 돌이 되었다.

이로서 황궁씨는 인간세상에 영원한 스승으로 그 책임을 다하게 된다.

황궁씨의 뒤를 이은 장자 유인씨는 퇴화된 사람들의 의식을 회복시켜 주고 불을 집여 음식을 익혀먹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모든 이들이 천손의 맥을 이어받은 유인 씨를 스승으로 받들어 따랐다.

유인씨가 천년을 지내고 나서 아들 한인에게 천손의 징표인 천부를 전하고 산으로 들어가니 환궁씨를 이었던 유인씨 역시 복본의 맹세와 약속을 다 하였다.

한인씨가 천부삼인을 이어받아 인간세상을 밝게 비추니 햇빛이 고르 비치고 사람들의 모습도 본래의 모습으로 되찾아지고 있었다.

이는 환궁씨 유인씨 한인씨가 하늘의 도를 닦아 복본의 맹세를 다한 덕이었다.

한인씨는 천손의 법을 잊고 뜻을 지켜 나갔다.

그는 늘 중심이 되는 자리에서 없는 듯 있으면서 뭍사람을 위한 빛이 되었고 마고성의 천인 같은 삶을 살았다.

마고성 복본의 맹세를 잊지 않은 한인씨는 모든 사람에게 하나 되는 근본을 깨우쳤다.

그는 밝음을 일러 환이라 했고 사람들은 그를 일러 안팎연 혹은 거바라한 이라 했다.

환인이 다스렸던 환국은 모두 12 나라를 이루었는데 환인의 아홉 형제가 제족을 나누어 천손의 가르침을 폈다.

이들은 깨달음의 천부경을 가르치고 인간의 도리를 지켜 마고성 복본의 맹세를 지키는 천손으로 성장했다.

평화로운 환국인은 5가지 가르침이 있었는데 이것이 신시 5훈이다.

첫째, 성실과 믿음으로 거짓이 없으며, 둘째, 공경과 근면으로 게으르지 않고, 셋째, 효도하고 순종하여 거스르지 않으며, 넷째, 염치와 의리가 있어 음란치 않을 것, 다섯째, 겸손하고 화목하여 다투지 않을 것.

한인은 천산에 살면서 천부의 법으로 사람들을 일깨웠다.

대를 이은 마고성 복본의 맹세를 지켜 천손으로 부끄러움이 없었고 이들은 무두 7대에 거쳐 3301년을 누렸다.

지구어머니 마고로부터 시작된 인류의 역사는 다시 환궁씨를 시작으로 유인씨 한인씨에 이르기까지 한민족의 맥을 이었다.

천손 한민족의 개보는 18대 한웅과 47대 단군으로 이어지고 이것이 바로 생명과 우주의 조화를 하나로 관통하는 일류의 시원이자 한민족의 뿌리가 된다.




오래전 강원도 태백에 잠시 살았던 적이 있습니다.

강원도 태백산에는 제천단과 마고 두문동재의 마고할미 탑이 있어요.

제가 처음 마고라는 이름을 그곳에서 들었답니다.

그러다 강원도를 떠났고 기억 속에 마고가 잊힐 때쯤 친구들과 지리산 노고단을 오른 적이 있어요. 그때 잠시 쉬려고 앉아 있는데 앞서 쉬고 계시던 아저씨 중에 어떤 분이 일행으로 보이는 여성분에게 노고단이라는 이름의 노고란, 할미라는 뜻으로 국모신이었던 마고를 의미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때 속으로 여기도 마고라는 이름이 있구나! 하고 생각했지만, 굳이 알고 싶지 않았고 그렇게 또 마고라는 이름이 기억 속에서 잊혔네요.

세월이 흘러 첫 아이를 낳고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다 마고 할머니라는 책을 보았어요.

그제야 아~ 어릴 적 보았던 마고가 이런 내용이었구나! 하고 깨닫게 되었지요.

그런데 문제는 전설 속 마고와 아이들 책 속에 등장하는 마고의 이야기는 세상을 만드신 그야말로 거인 여성으로 비유되었기에 얼마 전 접했던 유튜브 속 마고의 이야기는 그동안 제가 알고 있던 내용과 너무나도 다르더라고요.

신선한 충격이었어요. 그분이 말하길 그런 영상을 만들게 된 것은 아이들이 그리스 로마 신화만큼 흥미진진하게 가졌으면 하는 마음에서 영상을 만들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분이 올려주신 영상을 보고 듣다가 문득 기록으로 남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영상 속 워딩을 텍스트로 옮겨봤습니다.

조금은 긴 이야기지만 저는 너무 만족했거든요. 해서 브런치에 올려봅니다.

한 가지 걱정인 건 그분에게 허락받지 않고 무작정 글을 올렸다는 것이 마음에 걸리긴 하네요.

위 내용은 영상 속 워딩을 텍스트로 옮겨 적은 글 이고요 이미지는 미드저니를 통해 제가 직접만든 이미지 입니다.

혹시 원문이 궁굼하신 분은 영상주소 남겨드릴테니 직접 보시는것을 추천드립니다.

https://youtu.be/ZIJlt7SK-Bc?si=lURtgd7lh_r8JZl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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