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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게시글은 2024.09.05까지 진행된 양상을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티몬 – 위메프 사태란 무엇인가
티몬과 위메프(이하 ‘티메프’)는 지난 2024년 5월부터 해피머니 문화상품권 등을 8%~ 10%의 높은 할인율로 판매하고, 상품권을 결제한 날을 기준으로 한달 뒤에 상품권을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독특한 판매 방식을 취했다. 해당 상품권은 통상적으로 타 이커머스 플랫폼이 3%의 할인율을 적용하고, 결제 이후 즉시 상품권을 제공하는 것과 차이점을 보였다. 이는 다량의 상품권을 구매한 후 재판매하는 과정에서 이득을 취하는 ‘상테크’*를 노린 것인데, 그 결과 티메프는 2024년 상반기에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며 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다.
한편 해당 상품권의 결제와 취소를 중개하는 PG사인 ‘A사’는 티몬이 판매 대금을 자사로부터 2, 3일 안에 받으면서도 정작 소비자에게는 상품권을 뒤늦게 제공하는 것이 정상 거래로 보기 어렵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A사의 입장에서 티몬이 상품권을 한 달 뒤에 제공하지 못할 경우, 환불 이슈 등으로 인하여 자사에 업무적 피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A사는 티몬에게 상품권 판매를 중지할 것을 요청했으나, 티몬은 이에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결국 A사는 2024년 7월 초, 티몬이 상품권을 실제 구매자에게 공급할 때까지 판매 대금을 주지 않겠다며 ‘지급 보류’를 발표했다. 그 결과 티메프는 자금 관리에 이변이 생기며, 판매사에게 정산금을 미지급하는 사태까지 야기한 것이다.
요약하자면, 티메프의 자금 관리 문제로 인해 대규모 대금 미지급 피해가 확산된 것이 해당 사태의 양상이다.
티몬 – 위메프 사태가 발생한 이유는 무엇인가
해당 사태가 발발한 배경에는 기업 내부적 원인과, 외부적 원인이 모두 존재한다.
1) 내부적 원인
첫 번쨰로 ‘만년 적자로 인한 자본잠식 상태’가 그 원인이다. 미정산 사태의 이전은 물론, 큐텐이 인수하기 전의 티메프는 적자경영으로 인한 출혈이 누적되어 재무가 악화된 만년 적자 기업이었다. 티몬은 그간의 사업으로 막대한 손실을 입어왔는데, 2022년 기준 영업손실 1,527억원을 기록했으며 같은 기간 자본총계는 -6,386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로 보고됐다. 위메프 역시 1,025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적자 기업이며, 자본총계도 -2,398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였다. 이후 2022년 9월에 인수된 티몬과 2023년 4월에 인수된 위메프 양사의 재무상태는 인수 이후에도 개선되지 못하고 손실이 쌓여, 자체적인 현금 유동성이 매우 떨어지는 상태였다.
그렇다면 큐텐의 구대표가 만년 적자 기업인 티메프를 사들였던 이유는 무엇일까? 구대표는 나스닥* 상장*을 달성하기 위해 단기간에 기업가치를 높일 수단으로서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진행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것이 해당 사태가 발발한 두 번째 내부적 원인에 해당한다. 상장 기업들은 신뢰성이 인정되기에 자금을 끌어 모으기가 보다 쉬워지는데, 특히 구대표는 국내보다 글로벌 자금이 쏠려 더욱 많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나스닥을 노린 것이다. 이미 G마켓 나스닥 상장 성공 경험이 있던 구대표는 한국 시장의 잘 구축된 배송 시스템과 인구 수 대비 높은 구매력, 그리고 이미 쿠팡이 이커머스 플랫폼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을 모두 파악했다. 이에 큐텐이 아닌, 큐텐의 물류 회사인 ‘큐익스프레스’를 상장하고자 했으며 그 거래액과 물동량을 늘리기 위해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인 티메프를 사들인 것이다. 이외에도 구대표는 2022년 9월부터 2년도 채 되지 않는 짧은 기간 동안 ‘인터파크커머스’, 미국 이커머스 플랫폼 ‘위시’, ‘AK몰’ 등을 연달아 인수하는 등 적극적으로 큐텐과 큐익스프레스의 규모를 키워나갔다. 그러나 지난 2023년부터 중국 이커머스(이하 ‘C커머스’) 플랫폼인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가 국내 시장에 진출하며 파격적인 초저가 마케팅을 펼치기 시작했고, 이커머스 플랫폼 간의 경쟁이 더욱 과열되었다. 결과적으로 티메프의 경영환경과 재무구조는 갈수록 악화되었는데, 위메프는 1년 사이 적자 폭이 84% 커졌고 티몬은 감사 보고서를 제출하지도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세 번째 내부적 원인은 ‘긴 정산주기를 활용한 돌려막기’이다. 티메프는 자사의 긴 정산주기를 통해 사실상 판매 대금 ‘돌려막기’로 운영을 힘겹게 지속해왔다. 상품권을 판매한 금액보다 상품권 판매자에게 지급해야 할 정산대금이 더 큰 상황에 처했던 티메프는, 상품권을 판매할수록 오히려 그 손실이 누적되었다. 이를 해결하려 재차 높은 할인율의 초특가 상품권을 판매했고 그 대금으로 판매자에게 정산금을 지급하는 돌려막기 구조를 유지해온 것이다. 예로, 티몬이 1월에 상품권 100억원어치를 팔아서 적자를 보았더라도 2월에는 3월에 지급할 상품권을 팔아 101억원만 번다면 이전 달의 100억원을 갚을 수 있는 것이다. 즉 티메프는 사태 이전부터 판매 대금을 정상적으로 정산하고 있지 않았던 것이다.
사태 발발 내부적 원인을 정리하자면, 구대표는 티메프의 취약한 재무 상태를 무시하고 큐텐의 무리한 확장을 시도했다가, 상품권 대금 지급 보류가 결정타로 작용한 것이다.
2) 외부적 원인
한편 해당 사태의 발생을 방지하지 못한 외부적 원인이 크게 2가지로 그 기저에 존재한다.
첫 번째로 ‘이커머스 플랫폼의 규제 공백으로 인한 제도적 미비’ 문제이다. 티메프와 같은 이커머스 플랫폼의 경우 전자금융거래법을 적용받는데, 해당 법에서는 판매자에게 정산금 지급 지연, 미지급에 대해서 나설 수 있는 근거 조항이 부재하다. 또한 은행과 같은 제3자가 결제 대금을 보관하고 있다가 물품 배송이 완료된 후 판매자에게 대금을 지급하는 ‘에스크로’ 시스템이 의무화되어 있지 않다. 에스크로 시스템이 부재하면 플랫폼은 자체적으로 자금을 운영할 수 있어, 해당 사태와 같은 ‘돌려 막기’의 가능성이 열리기에 문제시되는 것이다.
두 번째로 규제 사각지대에 놓인 티메프가 유동성 문제에 처한 것을 사전에 인지했음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은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의 직무 유기 또한 사태의 외부적 요인에 해당한다. 티메프는 금감원의 감독 대상인 전자금융거래법상 PG업을 영위하고 있는 ‘2차 PG사’인데, 지난 2022년에 이미 한차례 미달한 경영 기준이 드러났음에도 금감원은 당시 이를 문제 삼지 않았다. 이는 허가업체인 금융사와 달리 등록업체인 PG사에 대해서는 경영개선 권고나 명령 등을 내릴 법적 권한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감원의 이 수석부원장이 지급결제 인프라 운영의 적절성은 제한적으로 보았다고 발언하며 의도적으로 감독 직무를 유기한 것을 인정했다.
티몬 – 위메프 사태가 이커머스 플랫폼 시장에 미친 영향력은 어떠할까
이번 사태를 기점으로,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과 C커머스는 티메프를 이탈한 소비자와 판매자를 유인하여, 점유율을 확보하는 전략을 취할 것이다.
1.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의 탈티메프 소비자 유인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은 티메프의 소비자를 흡수하며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측된다. 즉 소비자가 티메프에 대한 신뢰를 잃고 티메프를 이탈하는, ‘탈티메프족’이 증대하는 상황 속에서 타사 이커머스 플랫폼은 티메프가 보유하던 점유율 8%를 확보하고자 노력할 것이다. 실제로 ‘11번가’, ‘롯데온’ 등은 티메프의 피해자를 지원하는 일명 ‘티메프 마케팅’을 시행했고, 그 결과 티메프 사태 이전 대비 일간활성이용자수(MAU)를 각각 40%, 20%가량 증대할 수 있었다. 또한 ‘G마켓’은 탈티메프족을 유인하고자 1년 멤버십 비용을 기존 3만원에서 현재 4,900원으로 80% 인하하여 사태 이전 대비 멤버십 신규 가입율을 172% 높였다.
2. 쿠팡과 네이버 쇼핑의 적극적인 판매자 유치
특히 이미 국내 이커머스의 양강 체계를 구축하고 있는 대형 플랫폼, ‘쿠팡’과 ‘네이버 쇼핑’의 앞으로의 추이가 주목된다. 2022년 기준 이커머스 점유율은 쿠팡이 24.5%, 네이버가 23.3%로 양사는 1위 자리를 두고 팽팽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한편 티메프 사태 이후 플랫폼 신뢰도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졌기에, 재무구조가 우수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이들의 경쟁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양사는 대금을 안전하게 예치할 수 있는 에스크로 계정을 구축할 수 있다는 차별성을 가지기에, 티메프를 이탈한 판매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며 다양한 상품 구성을 확보해 경쟁력을 보다 높일 수 있을 것이다.
3. 양극화로 인한 C커머스의 반사이익 수혜
이처럼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 내에서 지각 변동이 발생하는 상황 속, 막대한 자금력과 글로벌적 영향력을 갖춘 C커머스에 한국 판매자의 입점수가 증대할 여지 또한 존재한다. 해당 사태 이후 국내 이커머스 전반에는 규제가 강화될 것과 동시에 기존 재무구조가 취약한 중소 이커머스 플랫폼은 위축될 것이고, 이에 따른 C커머스의 반사이익 또한 예측된다. 실제로 C커머스 알리의 산하 플랫폼 ‘알리바바닷컴’은 한국 판매자 전용 B2B 웹사이트인 ‘한국 파빌리온’을 공식 론칭했고, ‘알리익스프레스’는 한국 판매자에게 9월까지 수수료를 면제할 것을 발표했다. 이는 티메프 사태를 기회로 삼아 한국 판매자를 공략한 것으로 예측된다.
티몬 – 위메프 사태 이후, 어떠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수 있을까?
*해당 단락은 2주 동안 해당 이슈를 조사한 작성자의 주관적인 예측을 기반으로 한 의견입니다.
# 1
이커머스 판매자는 신규 입점할 플랫폼을 선정할 때 고려할 사항이 증대할 것이나, 여러 이커머스 플랫폼을 비교 분석하는 것에 대한 피로감을 느낄 것이다. 따라서 판매자 관리 애플리케이션은 플랫폼 입점 이후의 서비스뿐만 아니라, 입점 전 플랫폼 결정을 돕는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
# 2
티몬 – 위메프 사태로 인해 해외여행 상품이 취소되어 피해를 입은 소비자는, 그 대안으로 호캉스의 수요가 증대할 것이다. 따라서 호텔만의 프라이빗한 특성을 살린 협업 공간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 속, 국내 호텔은 호텔 내부에서 해외의 다양한 음식을 체험해볼 수 있도록 하는 협업을 진행해야 한다.
해당 사태가 향후 이커머스 플랫폼 시장에 어떤 지각변동을 일으킬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김지민/mybxckzz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