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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cret 6시간전

08.엄마의 화풀이 대상은 오로지 나였다.

본인의 감정을 나한테 다 배설해내는 나르시시스트 엄마

좋은일화를 쓰고싶은데 억울한것들만 먼저 기억이난다.

직장인이 되어서, 나는 직장에 열심히 다니면 앞으로 독립도 할 수 있고 내 미래를 잘 그려나갈 수 있겠다 생각이 들어서 정말 열심히 일했다.

그 중에서도 나는 신입에 막내이기 때문에, 회사 대표전화를 받는 것도 내 업무 중 하나였다.

엄마랑 싸우고 나오는 날에도 나는 씩씩거리며 회사에는 출근해서, 아무일 없던 것 처럼 업무를 처리했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가 갑자기 근무 중에 톡이 왔다.


'야 너 내 렌즈 어디에 놨어?'

나는 또 무슨소리인가 싶어 '내가 엄마렌즈를 어디에 놔?' 라고 대답했다.

그랬더니 '내 렌즈 옮길사람 너밖에 더있어? 어디에 놨어 빨리!!! 나 구만나러가야하는데 렌즈가 없어서 렌즈를 못끼잖아' 라고 했다.


나는 일도 바쁜와중에 카톡 대답도 해야하나 싶고 또 시작된 히스테리에 열도 받고 심장이 두근거려서 답장을 하지않았다. 그랬더니 핸드폰으로 전화가 부재중 3통이 와있었고 , 장문의 카톡이 와있었다.

'야 이년아, 너는 왜 맨날 칠칠치 못하게 남의물건을 망가뜨리고 난리야 너때문에 나가야되는데 나갈수가 없잖아 전화받아' 등등..


나는 아 또시작이다 라고 생각하며 갑자기 위가 꼬여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던 중 회사에도 전화가 울려서 받았다.

'여보세요' 그랬더니, 익숙한 목소리로 '네, ㅇㅇㅇ(나)이 있나요?' 라는 엄마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정말 심장이 내려앉는 줄 알았다.

그 큰 사무실에서 대표전화는 나혼자 받았기에, 다른 직원들은 통화하는 나에게 귀를 열고 있는게 보였고, 나는 최대한 태연한 척 했다.

'핸드폰으로 전화해보셔야 할 것 같아요' 라고 엄마한테 대답했고 엄마는 '급해서 그래요, 핸드폰을 안받아서. 아니 혹시 ㅇㅇ(나)이니?' 라고 했다.


나는 미칠 것 같았다. 아니 고작 렌즈 때문에 업무하고 있는 회사 대표번호로 전화해서 나를 찾는다고?

그것도 내가 하지도 않은 일인데 카톡으로 쌍욕을 한것도 모자라 전화를 한다고...

나는 정말 분노가 치밀었다. 분노에 휩싸여 쓰러지지 않은게 다행이다.

나는 엄마가 아빠회사에는 이렇게 전화하는 걸 평생 본적이 없다. 아빠 회사에 전화하면 본인의 생활비도 사라질 수 있어서 였을까? 아빠는 강자고 나는 자기 발밑에 하수인이라고 생각해서였을까?


나는 끝까지 지지않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는 다시 핸드폰을 들고 업무도 바쁜와중에 엄마한테 답장할수 밖에 없었다. '나는 몰라 엄마. 엄마렌즈가 어딨는지 내가 어떻게 알아 제발 바쁜데 그만해'

엄마는 늘 그렇듯 범인을 나로 확신하며 '진짜 사람 속뒤집지마라 너는 진짜' 라는 폭언으로 문자를 보내며

마무리했다.


정말..비정상적인 일상인것 같은데, 우리집에선 일상이었다.

집에 가면 나는 하지도 않은 엄마 렌즈를 망가뜨린 범인이 되있을 거고, 아빠는 엄마말만 듣고 또 나를 한심하게 보며 혀를 끌끌차겠지.


비슷한 일은 대학교 알바할 때도 또 있었다.

친구와 마트에서 아르바이트 중이었는데, 엄마가 전화가 와서 받았다. 마트 캐셔 아르바이트 였기때문에 손님들은 끊임없이 오고 있었다.

'어 왜요?' 라고 했더니 엄마가 지갑에 있던 현금이 없어졌는데 내가 가져간거 아니냐고 했다.

나 아니면 동생인데, 동생은 나보다 10살이 어려서 그럴 일이 없을거라고 했다.


나는 정말 황당했다....'내가 아르바이트를 해서 돈을 벌고 있는데, 그걸 왜가져가. 내가 평생 돈 훔친거 봤어?'

 그런데 엄마는 '아니 그럼 너말고 누가있어..너아니야? 니 동생은 아니야' 라는 것이다.

정말 슬펐다....

어디가서 부끄러운 짓하고 산적 한번 없는데 왜 이놈의 부모는 나를 이렇게 매도하지 못해 안달이며 이제는 도둑 취급까지 ...

결론은 10살이던 동생이 친구와 함께 아이스크림 사먹으려고 5만원을 꺼내간거라고 했다.

나는 그날, 아르바이트를 중단하고 엄마가 아프다고 둘러대며 집에 올 수 밖에 없었고, 헛헛하고 지저분한 기분을 느끼며 집에 있을 수 밖에 없었다.


내가 아주 어렸을 때, 엄마랑 싸우고 '엄마 정신병원에 가봐. 진짜 이상해'라고 한적이 있다.

그 때 엄마는 정말 노발대발하며 더 폭주를 했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나서 아빠한테 '얘가 나한테 정신병원가래 진짜 너무 이상한 애야.감히 부모한테' 라며 일렀던 기억이 난다.

근대,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내가 옳았다고 생각한다.

그때 엄마가 병원이든 상담이든 가서 엄마 자신을 고쳤어야 했다. 그러면 지금 내가 이렇게 느끼는 공허함과 헛헛함 존재가치 없음의 감정을 덜 느낄 수 있었을 텐데...

그리고 엄마 본인한테도 그건 크게 도움이 됬었을텐데...

아직도 저 말 한것을 후회하지 않고 사이다였다고 생각한다. 지금이라도 좀 제발 심리상담이라도 받았으면 좋겠다. 엄마가 받지 않아서 결국에는 내가 7년 가까이 심리 상담과 얼마전에는 정신과까지 방문을 했었다.


가해자는 오지않고 상처입은 피해자들만이 치유를 위해 많이 찾는 병원...

나르시시스트들을 싹 다 모아 입원시키고 갱생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누가 치료좀 해줬으면 좋겠다.

지금 이순간에도 나르시시스트들은 먹잇감을 노리며 자신의 공허함을 채우기 위해 발버둥 치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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