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동네 산책
사계절이 있는 나라에 산다는 것은 산책할 재미가 나는 신나는 일임에 틀림 없다. 똑같은 길을 걸어도 때마다 새로운 풍경들을 만난다.
오렌지 빛이 선명한 이 꽃이 어린이집 옥상 정원에도 있다고 한다. 수술 중 중앙에 있는 것이 고양이 코 모양이라 자기들이 고양이 꽃이라 이름을 지어 주었단다.
나리속 이라는 백합과에 속하는 꽃이라고 하는데 이 꽃이 질 때쯤이면 무더운 여름이 되겠지. 그 때면 지금의 기쁨은 까맣게 있고 내가 어쩌다 이 변덕심한 사계절 나라에 살게 된 거냐며 투덜 거릴 내가 눈에 훤하다. 성격이 변덕스러운 것도 사계절 나라에 사는 탓을 하고 싶다.
내년 이맘 때쯤 같은 곳을 산책하다 이 꽃을 만나게 되면 너희들이 이 꽃의 이름을 무어라 지었었는지 기억 하냐고 꼭 물어봐야지. 그러려면 앞으로 세 번의 변덕을 더 지나야겠네.
2023.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