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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리 Sep 05. 2024

이곳이 좋아요

삼치와 이기리 - 이곳이 좋아요




도랑을 쳐서 가재를 잡는 다는 이야기는 엄마에게 들은 게 유일했다. 고향인 문경은 물이 너무 깨끗해서 어릴 적 도랑에서 가재를 잡았다는 이야기를 종종 들었다. 도랑을 친 다는 것이 돌을 뒤집어 가재를 잡는 다는 것도 엄마를 통해 알았었다.


2년 전에 시골에서 살고 싶어 연고도 없이 이사 오게 된 이 동네는 물이 맑은 곳이다. 이 곳 도랑에서 아이들이랑 가재도 잡았다. 엄마한테 이 동네 개울에 가재가 있다는 얘기를 하자 엄마도 놀랐다. 그러다 한번은 엄마가 우리집에 왔다가 아이들이랑 같이 동네 도랑에서 같이 가재를 잡기도 했다. 아이들과 나란히 허리를 숙여 도랑을 치는 풍경을 보니, 어쩐지 엄마의 어린 시절로 가 있는 기분이었다.


어쩌다 내가 이 곳까지 왔을까 하는 생각을 종종 한다.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라는 노래 가사는 사람의 연애에만 쓸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이런 동네가 있는 줄도 몰랐던 내가 어쩌다 이런 곳을 왔을까.


도시에서의 삶도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결국 나는 무언가에 이끌리듯 이곳에 와서, 무언가에 이끌리듯 내 어린시절같은 어린시절을 아이들과 보내고 있다.


이 곳에서 4계절을 두 번 지나 곧 3번째 맞을 가을을 기다린다. 그리고 변함 없이 새로울 이 곳의 풍경들과 그림들을 기대한다. 땅과 자연과 물과 하늘에게 매일 감사하게 되는 이 동네.


아이들도 오래 오래 이 곳에서 자연과 친구 하기를.




+ 이 글을 토대로 가사를 써 곡을 만들게 되었다.


[이곳이 좋아요]

- 작사/곡 삼치&기리


우리 엄마 살던 고향은 물이 깨끗해 가재를 잡았대

오늘 아이들과 집앞 개울에 나가 가재를 잡았지


엄마 나 여기 살아요 구름이 지나는 산길

나룻배가 다니던 강물과 고즈넉한 돌담길이 있는

이곳이 좋아요


도시로 간 우리 엄마는 다시 고향이 그리워졌대


엄마 우리 여기 살아요 구름 산너머 피는 노을

겨울이면 하얗게 바랜 세상


고즈넉한 돌담길이 있는

아이들의 웃음 소리와

어린시절 이야기가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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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속 같은 엄마의 옛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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