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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절대신비 Apr 18. 2024

내가 사는 이유

초야에 묻혀 은자처럼 살더라도

바람 부는 세상

초야에 묻혀 은자처럼 살더라도

가슴은 언제나 붉은 열정으로 그득하기를.


버려진 땅 일구며

작은 들꽃 안주 삼아 싸구려 막걸리 마시더라도

한결같이 지성 번득이며 날마다 지평 넓히기를.


빛 들어오지 않는 골방에서

창백하게 울고 초라하게 고뇌하더라도

정신만은 저 광야에서 형형하게 빛나기를.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불러주지 않더라도

위험한 발상도 결국 아름답게 귀결되는

위대한 신의 계획에는 늘 동참하기를.


하늘에 의해 버려진 듯 길게 늘어진 시간.

죽을힘 다해 뛰어봐도

좀처럼 손에 잡히지 않는 희망.


그러나 그것이 바로 인생

오롯이 낙차 키우는 과정임을

우주 배경삼은 장대한 가슴으로 말할 수 있기를.


온 우주가 합심하여 몰아세우고

친구와 연인조차 나를 믿지 못해 경멸하더라도

전위에 선 아스라한 정신

비루하게 추락하지 않기를.


우주 시작될 때의 그 약속 잊고

그대 날 버리고 가더라도

그대 낳고 기른 엄마처럼

홀로 떳떳하고 우뚝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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